모처럼 글 쓰자니 쑥스럽구만.

 

 예전에 밥만 먹으면 놀러오던 시절로 돌아가서 쓴다.

저 밑에 보니까 좋은 일도 슬픈 일도  많이 있었네.

함께 해 주지 못해서 미안.

 

언젠가 원영희한테서 장학기금 모금한다는 문자가 왔는데

곧바로 답하지 못했어.

지금 내도 되는 거지?

우리 기는 많은 친구들이 참가해 그래도 많이 걷었다.

애 많이 썼네.

진작 들어와 보고 냈어야 하는데 누구한테 어떻게 내는 거니.

그리고 다른 친구들은 얼마 정도씩 냈니?

 

여수 성옥이는 3살짜리 손주가 있다구?

성옥이 고3때 모습만 기억하는데 아이고 징그럽다 얘.

실은 나도 9월에 그 징그러운 대열에 낀다.

큰 애는 아직 결혼 안했고 둘째가 임신중인데

우리 때는 임신했다하면 조금은 쑥스럽고 챙피하고 안 그랬니?

요즘 것들은 무슨 큰 벼슬한 것처럼 바로 다음 날 회사건 집안이건 다 떠들고 다니더라.

 

한때는 말이다. 이곳이 궁금해서 일이 손에 잡히지 않던 시절도 있었는데...

이벤트도 많이 하고 애들 얘기도 많이 하고 고민들도 얘기하고 그랬었지.

 

난 요즘 큰 아이 독립시키고 작은 아이 시집보내고

남편 고향인 화성으로 내려와 남편과 울 엄마와 함께 살고 있어.

울 엄만 거동을 못하시고 가끔 정신이 들락거리시고 그러지만 그냥 아직은 모실만 해.

노인네들하고만 사니까 나도 노인 다 되었나 봐.

말까지 어눌해 지고 웬만한 건 잘 생각이 나지 않아.(특히 외국어)

그런데 몸은 아직까지 쌩쌩해.

난 이상하게 폐경이 되고부터 아픈 곳이 싹 없어졌어.

가끔 소화 안 되고 골치 아프고 했던 것까지 싹.

피곤하고 힘들고 그런 것도 없어.

그거 참 신기하더라.

 

모처럼 들어와 글 쓰니 쑥스럽지만 재미있군.

 

동창회 장학금 어디로 보내는지 알려 줘라.

자주 들어올께.

그럼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