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회 - 게시판담당 : 최경옥, 정환복,설인실 - 11회 모임터 가기
모처럼 글 쓰자니 쑥스럽구만.
예전에 밥만 먹으면 놀러오던 시절로 돌아가서 쓴다.
저 밑에 보니까 좋은 일도 슬픈 일도 많이 있었네.
함께 해 주지 못해서 미안.
언젠가 원영희한테서 장학기금 모금한다는 문자가 왔는데
곧바로 답하지 못했어.
지금 내도 되는 거지?
우리 기는 많은 친구들이 참가해 그래도 많이 걷었다.
애 많이 썼네.
진작 들어와 보고 냈어야 하는데 누구한테 어떻게 내는 거니.
그리고 다른 친구들은 얼마 정도씩 냈니?
여수 성옥이는 3살짜리 손주가 있다구?
성옥이 고3때 모습만 기억하는데 아이고 징그럽다 얘.
실은 나도 9월에 그 징그러운 대열에 낀다.
큰 애는 아직 결혼 안했고 둘째가 임신중인데
우리 때는 임신했다하면 조금은 쑥스럽고 챙피하고 안 그랬니?
요즘 것들은 무슨 큰 벼슬한 것처럼 바로 다음 날 회사건 집안이건 다 떠들고 다니더라.
한때는 말이다. 이곳이 궁금해서 일이 손에 잡히지 않던 시절도 있었는데...
이벤트도 많이 하고 애들 얘기도 많이 하고 고민들도 얘기하고 그랬었지.
난 요즘 큰 아이 독립시키고 작은 아이 시집보내고
남편 고향인 화성으로 내려와 남편과 울 엄마와 함께 살고 있어.
울 엄만 거동을 못하시고 가끔 정신이 들락거리시고 그러지만 그냥 아직은 모실만 해.
노인네들하고만 사니까 나도 노인 다 되었나 봐.
말까지 어눌해 지고 웬만한 건 잘 생각이 나지 않아.(특히 외국어)
그런데 몸은 아직까지 쌩쌩해.
난 이상하게 폐경이 되고부터 아픈 곳이 싹 없어졌어.
가끔 소화 안 되고 골치 아프고 했던 것까지 싹.
피곤하고 힘들고 그런 것도 없어.
그거 참 신기하더라.
모처럼 들어와 글 쓰니 쑥스럽지만 재미있군.
동창회 장학금 어디로 보내는지 알려 줘라.
자주 들어올께.
그럼 안녕!
오랫만에 명희 이름을 만나니 바쁜 와중에 한줄 인사 쓰고 나가려고.
영옥이도 일찍 일어났구나? 성당에 가야지? 나도 교회에 가려고 준비중이야.
명희가 친정엄마 모시고 있구나.
참 잘됐네.
곧 외할머니가 되신다고?
아기 태어나면 여기다 올려주기야?
너희 이쁜이가 갑자기 생각이 나네.
그림 좋았던 前에 살던 집도 전원주택이었던데,
지금 사는 화성도 주택이니?
명희 남편이 고맙다.
나 나갈게, 자주 보자. 반가워.
강명아
오랜만이네--
어머니 모시고 잘 지내고 있다고?
어떤이들은 어려운 일이라고 하지만,난 네가 축복 받은 거라고 생각해.
그렇지?
사랑으로 하면 많은 어려운 일들이 조금은 쉬워지겠지?
사실 나도 우리 아버지가 많이 편찮으셔서 눈코뜰새없이 바뻤다.
한달 넘어 하루도 안 빠지고 병원에 다니느라 말랴.
중환자실로,양로병원으로 ----
오늘 아버지 모시고 하루 외출 나왔는데,아버지가 병원에 안 가신다고 하시고
He is sleeping like a baby----
그래서 오늘은 우리 집에서 주무시기로 했어.
며칠 이렇게 왔다 갔다 하다가 아버지가 많이 좋아지시면 집으로 모시려고----
풀타임 일하면서 감당하기가 어렵겠지만 되는 일을 봐 가면서 하려고---
아버지가 많이 아프실때 어디 가고 싶으시냐니까 꽃구경 하자고 하시더라.
오늘 외출---내친김에 휠체어에 모시고 꽃구경도 시켜드리고
잡숫고 싶다는 갈비도 구워드렸어.
사람이 말이야,나중에 갖게 되는 희망은 참 별게 아니더라.
우리 아버지는 음식이 잘 안 넘어 가신데,음식을 삼키는게 참 자연스러운 생리현상인 줄 알았는데
노인들은 그게 참 어렵더라.
명희야,반갑고
부모님이 아프신 친구들이 참 많어.
살아계신 동안 최선을 다하자.
동생 하나가 잠깐 들어와 있는데 집안 어른들께 인사하러 다닌다는 게 병원 순례가 되어 버렸다.
서울로 인천으로 함께 병문안 다니기 바쁘다.
일상의 행위들이 모두 큰 행사가 되어 버린 어른들을 보면
그 분들의 젊고 활기찼던 모습이 떠올라 착잡한 마음이 되네.
그 길 또한 우리가 뒤밟고 갈 길이니...
지인이가 들어왔네?
경수도 오랫만이고.
지인아, 지금 한국에 있는거야?
미국에 있는줄 알았는데..
오랜만에 이름들 보니 반갑다.
봄은 봄인가 보다.
명희야, 반가워.
이 나이에 엄마와 함께 지낸다는건 그렇지 못한 친구들은 부러운 일이지.
건강하시면 더 좋을텐데.
이곳에 자주 올거라는 말이 더욱 반갑고...가끔은 얼굴도 보여주라.
장학기금 모금에 관한 것은 좀 알아보고 전화로 통화할께.
싱싱하게 잘지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