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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들어  가장 춥다고하던  16일 
나는 4kg의 배낭을,  남편은 8kg의 배낭을  짊어지고 싸늘한 새벽공기와 바람을  맞으며
인천에서  서울 동서울로 갔다 

아침8시반차를 타고 한계령 오색가는 버스를 타고 설악산 대청봉 산행의  첫발을  시작한다
서울의 아침기온이  영하9도
한계령에  도착하였을때는 11시가  채안된시간이었고  900m 고지에서는  날아갈듯한 
매서운바람이 불고있었다

200개의 계단을 시작으로  우리부부는  아무도 없는 산을  오르기시작
한발한발  띄는  걸음에서  앞으로 6시간을  계속 움직이면  목적지에  도착할 것이라는 
계산에서  부지런히  산을 오른다

산등성이가  바람을  막아주기도하고  매운바람에  그냥 노출되기도  하면서
2시간마다  자동차에  기름을 넣듯이  카로리섭취를  하면서 걷고 또 걷고...
처음 1시간까지의  산은  흙을  밟지만  그후의 산은  하얀 눈으로 덮여
나는  아이젠을 착용하고  다시걷는다
나무는  잎이 떨어져나가고   산의 속살까지 완전히 드러나보였다

바람은   운해를  어디론가 사라지게 만들고   청명한 하늘과  저멀리 있는  대청봉도  
바로 눈앞에서  보였다
그 넓은  한계령산  전체는  완전히  우리부부의  독점
인적없는 넓은 산을  한거름한거름  걸으며  목적지에  다가가다가  거의  끝무렵에 
혼자서  숨가쁘게 올라오는  한남자를  보았다

오후 5시가 가까워서  대피소에  도착했다 벽에 걸린 거울을 보니  
얼굴은  흙색에 가까운 잿빛이다
뺨은 바람이 부는 산행길에서  수십개의  바늘로 살짝살짝 찌르듯이 따가웠고
코와 입술은  돼지주둥이가 연상되듯이  두툼해지고 부풀어오른다 
예약이안된  대피소에는  어디에서  왔는지  이미 40명정도가  와있었다

그곳에서  젊은 청년들 2명이 함께온 팀도,  우리보다  더 나이든  남자도  보았고,
7살된  어린아들을  데리고온  젊은  아빠도  보았고,
4,50대의  8명이  함께온  아줌마부대도  보았다

남편이 끓여주는  떡라면과  햇반의 밥이 꿀맛이고
집에서   가져온  김치의 맛도 일미였고,  무겁지만  짊어지고 온  소주의
한두잔도  정말  달고 시원하다
  
발발떨면서  간신히 다녀오는 화장실 길에서 쳐다본 별은 쏟아질듯 반짝거리지만 
다음날 일출울  보려는  욕심에 일찍 잠을  재촉하는데 
아무도  깊은 잠을  자는  사람은 없다
대피소안이 춥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잠을 편히 잘만큼 따뜻하지도 않다

17일 새벽
무엇이 먹고 싶을만큼  속이 편한것도  아니지만   
굶고서   일출행을 할 수는 없기에  대충 요기를하고   전날보다  더 기온이 내려간
새벽에,  정상의 바람은  똑바로  서있을 수도  없는데  날마다뜨는  태양을   특별한 의미로
바라보려고  대피소의 식구들은  정상을  오른다

기상청에서  알리는  대청봉의 체감온도는  영하30도에 가깝고
단5분도  서있기 어려운 상황에서  해는 떠올라  모두들  급하게 하산을 시작하는데
우리도  설악동쪽으로  내려오기 시작하였다

전날과  달리 간혹  오고가는 사람들을  만나고 
서로 수고한다고  격려해주고...내려가는 길은  전날에 비하면   한결  가볍다
언제 내린 눈인지  산 1000m 이상은  눈이  두툽하게  덮여있기에  걷기또한  쉬웠다

젊고 예쁜 대부대가  힘겹게 오르기에  인사하였더니
극기훈련이라도  하는지 싱가폴에서  온  17세 어린학생들이라 한다  
아마도  매서운  한국의 겨울과  설악의 악산을 체험하는
평생 잊지못한  경험이 될것이다

내려오는것도  6시간에  걸쳐서  무사히  매표소 주차장까지  오고나니
비로소  긴장이 풀린다
그 다음부터는  행복 ? 의 연속......
2009년의  아니 훨씬 그이전부터  있었던  앙금을  전부 설악산에  날려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