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회 - 게시판담당 : 김성자
글 수 1,639
![]() 올해들어 가장 춥다고하던 16일 나는 4kg의 배낭을, 남편은 8kg의 배낭을 짊어지고 싸늘한 새벽공기와 바람을 맞으며 인천에서 서울 동서울로 갔다 아침8시반차를 타고 한계령 오색가는 버스를 타고 설악산 대청봉 산행의 첫발을 시작한다 서울의 아침기온이 영하9도 한계령에 도착하였을때는 11시가 채안된시간이었고 900m 고지에서는 날아갈듯한 매서운바람이 불고있었다 200개의 계단을 시작으로 우리부부는 아무도 없는 산을 오르기시작 한발한발 띄는 걸음에서 앞으로 6시간을 계속 움직이면 목적지에 도착할 것이라는 계산에서 부지런히 산을 오른다 산등성이가 바람을 막아주기도하고 매운바람에 그냥 노출되기도 하면서 2시간마다 자동차에 기름을 넣듯이 카로리섭취를 하면서 걷고 또 걷고... 처음 1시간까지의 산은 흙을 밟지만 그후의 산은 하얀 눈으로 덮여 나는 아이젠을 착용하고 다시걷는다 나무는 잎이 떨어져나가고 산의 속살까지 완전히 드러나보였다 바람은 운해를 어디론가 사라지게 만들고 청명한 하늘과 저멀리 있는 대청봉도 바로 눈앞에서 보였다 그 넓은 한계령산 전체는 완전히 우리부부의 독점 인적없는 넓은 산을 한거름한거름 걸으며 목적지에 다가가다가 거의 끝무렵에 혼자서 숨가쁘게 올라오는 한남자를 보았다 오후 5시가 가까워서 대피소에 도착했다 벽에 걸린 거울을 보니 얼굴은 흙색에 가까운 잿빛이다 뺨은 바람이 부는 산행길에서 수십개의 바늘로 살짝살짝 찌르듯이 따가웠고 코와 입술은 돼지주둥이가 연상되듯이 두툼해지고 부풀어오른다 예약이안된 대피소에는 어디에서 왔는지 이미 40명정도가 와있었다 그곳에서 젊은 청년들 2명이 함께온 팀도, 우리보다 더 나이든 남자도 보았고, 7살된 어린아들을 데리고온 젊은 아빠도 보았고, 4,50대의 8명이 함께온 아줌마부대도 보았다 남편이 끓여주는 떡라면과 햇반의 밥이 꿀맛이고 집에서 가져온 김치의 맛도 일미였고, 무겁지만 짊어지고 온 소주의 한두잔도 정말 달고 시원하다 발발떨면서 간신히 다녀오는 화장실 길에서 쳐다본 별은 쏟아질듯 반짝거리지만 다음날 일출울 보려는 욕심에 일찍 잠을 재촉하는데 아무도 깊은 잠을 자는 사람은 없다 대피소안이 춥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잠을 편히 잘만큼 따뜻하지도 않다 17일 새벽 무엇이 먹고 싶을만큼 속이 편한것도 아니지만 굶고서 일출행을 할 수는 없기에 대충 요기를하고 전날보다 더 기온이 내려간 새벽에, 정상의 바람은 똑바로 서있을 수도 없는데 날마다뜨는 태양을 특별한 의미로 바라보려고 대피소의 식구들은 정상을 오른다 기상청에서 알리는 대청봉의 체감온도는 영하30도에 가깝고 단5분도 서있기 어려운 상황에서 해는 떠올라 모두들 급하게 하산을 시작하는데 우리도 설악동쪽으로 내려오기 시작하였다 전날과 달리 간혹 오고가는 사람들을 만나고 서로 수고한다고 격려해주고...내려가는 길은 전날에 비하면 한결 가볍다 언제 내린 눈인지 산 1000m 이상은 눈이 두툽하게 덮여있기에 걷기또한 쉬웠다 젊고 예쁜 대부대가 힘겹게 오르기에 인사하였더니 극기훈련이라도 하는지 싱가폴에서 온 17세 어린학생들이라 한다 아마도 매서운 한국의 겨울과 설악의 악산을 체험하는 평생 잊지못한 경험이 될것이다 내려오는것도 6시간에 걸쳐서 무사히 매표소 주차장까지 오고나니 비로소 긴장이 풀린다 그 다음부터는 행복 ? 의 연속...... 2009년의 아니 훨씬 그이전부터 있었던 앙금을 전부 설악산에 날려보냈다 |
2009.12.20 17:39:31 (*.236.163.91)
정원이 건강나이는 30대,
부럽다는 말은 안할란다. 진부한 느낌이 나서.
암튼 대단하이. 이번이 대청봉 정복 101번째지? 아마?ㅎㅎ
니 글 읽으면서, 사진 보면서, 너무 놀라 내 턱이 빠져부럿어.
내일 치과에 가야지.ㅋㅋ
2009.12.20 20:19:32 (*.170.48.157)
?익히 알고 있었지만,정말 대단한 정원이~!!!!!!!
주말에 춥다고 안간 동네산이라도 가봐야지.
정원이를 생각하며~!!
2009.12.21 15:08:08 (*.197.46.68)
요즈음 오전 6~ 6 ;30 kbs1 tv에서 등산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정원아, 아침마다 네 생각 하면서 본단다.
오늘은 70세이상 어르신이 히말라야에서 고산증을 더이상 버티지 못하시고 헬기로 수송되는 장면을 보았어.
베이스캠프를 청소하러다니신다(?)고 했나?
산악인 엄홍길씨도 환경운동가가 되었다고 하더라.
정원아 설악산은 깨끗하니?
2009.12.21 19:47:01 (*.54.79.106)
일년에 몇번씩 즐겨다니던 설악을 올해는 단1번 처음으로 갔단다
속으로 걱정도 되면서 얼마나 좋은지~
설악은 이제 오르기 어려운 악 산이 아니야
누구나 오르기쉽게 길을 정비해놓고 아이들도 노인들도 할 수있게 만들어놓았어
동네산에서 연습 좀 하고 체력만 조금 길러놓으면
아무라도 할 수있을것같아
순하야~ 또 친구들~
도전해볼래?
겨울은 어려워도 내년 5,6월 해가 길고 따뜻한 시절 희망자가 있을까?
원한다면 내가 안내해줄께.
너무 많은 인구들이 산을 오르니 별별 사람이 다있다
과자봉지 음료수병 보이지않는 바위틈에 끼워놓고 ...그러나 그런쓰레기를
치우는 사람들도 있지. 겉으로 볼때는 비교적 깨끗해보여.
와우, 정원아, 환갑이 넘은 나이들에 그 험한 설악산 대청봉을 종주하다니!
젊은 나이들도 용기를 내기 힘든 곳인것을 그것도 매서운 겨울의 한기 속에서
눈속의 岳산을 정복?하고
그 도전의 힘이 어떤거길래 하산의 희열이 그리 큰걸까?^^
쩡말 짝짝짝! 이다.
너희 부부, 어쩜 그리 아름답게 맺어진 단짝의 부부이더냐!
도무지 감탄 스럽고 감동 스럽기만 하구나.
두사람 함께 살아온 인생 시시비비의 삶속에서도 너희둘 등반으로 동행한 즐거움은
정말 듣는이 보는이들의 가슴에 얄민뇬 씨리즈 top에 올라도 될게다.
그리고 그저 감사한 마음이 든다.
암튼 새해에도 건강해서 그같은 즐거움이 연이어지는 행복한 한해를 맞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