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회 | 포토갤러리 | - 게시판담당 : 박화림
늦은 밤, 빗소리가 들린다.
또닥또닥.....제법 굵은 빗소리.
여기서는 정말 귀한 비다.
10월 뉴욕에서 돌아오자, 이틀 간 비가 제법 세차게 내렸다.
그건 거의 7개월 만에 내린 비다.
올겨울에는 사상 유래 없이 많은 양의 비가 내릴 거라고 한다.
그래서 엘에이의 기후가 변할 런지 모르겠다.
블라인드를 올리고, 창밖을 내다본다.
가로등 아래 벚나무 잎사귀가 번들거린다.
나뭇잎에 수정 같은 물방울이 매달려있다.
늦은 밤에 빗소리를 듣는 것이 얼마만인가.
한국 나들이 한지도 벌써 3년이 되어 간다.
어느 비오는 밤, 우산을 쓰고 신포동 거리를 걸었다.
우산아래서, 비의 찬 감촉을 느끼며
어디선가 날라 와 배여 있는 비릿한 냄새- 향수를 느끼게 하는
바로 그 인천의 냄새를 맡으며.
따스한 불빛과 커피 향이 베여 나오는 찻집을 지나고
비에 조금씩 젖어들듯,
지나간 날이 그리워지기도 하고
후회나 회한 같은 것에 젖어 걸었다.
이곳은 비가와도 우산을 쓰고 걸을 곳이 없다.
운동으로 걷는 사람 외는
걷는 사람이 없다.
빗속에서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 없어 아쉽다.
내일은 집 앞에 낙엽이 수북이 쌓일 것이다.
온도도 많이 내려 갈 것이다.
늦은 밤, 내리는 비는 아마 밤새 내릴 것 같다.
수인아 ~!
신포동 기름집앞도 지나가봤니?
참기름 사오라고 돈받아서 참기름 사고 남은돈으로
만화집가서 껌껌해지도록 만화보고 돌아오니
엄니가 노래져서 날찾아 댕기셨더구나 .
유괴된 즐 알고
유괴범은 눈도 없니?
나같이 씩씩한 애를 유괴하게?
다시한번 만화집가면 그집 아들한테 시집
보낸다는 말에 놀래서 다신 안갔지
갸는 코찔찔이에다가 키도 쪼꼬맣고
공부도 못했거든...
아깝다.
그집으로 시집가서 만화책이나 실컷볼껄.
수인아 ~!
나오렴.
우리 한번 뭉쳐보자.
이수인 선배님, 안녕하세요?
제목따라 선배님 이름따라 들어왔어요.
그랬더니 그림같은 사진인지... 정말 그림인지 ...
분간하기 어려운 장면이 아름답네요.
요즘 여기도 비가 오니까 더 실감이 나고요.
한 5년전 월미도에서 배타고 인근 섬을 다녀온 것이
이제는 아주 아주 오래된 옛날얘기 같아요.
아~! 인천의 동네 이름을 보니
갑짜기 저도 그곳에 가서 거닐고 싶어지는 저녁이에요.
선배님 글을 읽으면서
어렸을적 자주 들었던 '0시의 다이얼'같은
심야방송에서 읽어주던 시처럼 저에게 들려왔어요.
잘 보았습니다. 건강히 지내세요.
옥인 후배~
사진이예요. 비 오는 날 창 밖을 보고 찍은.
그 분의 글이 좋아 자주 들어가는 사이트가 있는데,
언제나 사진도 일품이더라구요.
어제 밤 빗소리 들을 때
저도 예전에 듣던 '한 밤의 음악 편지'를 떠 올렸어요.
우리 때는, 한 밤의 음악 편지, 밤을 잊은 그대에게....이런 심야방송이 있었고
어느 비오는 여름 밤에
공부 한답시고 마루에 상을 펴고 앉아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사연에 귀 기울이던 생각이 나요.
비 오는 날을 아주 좋아했었는데
이제는 비가 자주 오면 못 견딜 것 같아요.
저도 캘리포니아 사람이 다 되었나봐요.
그 곳 날씨가 우울 할 때,
햇빛 밝은 이 곳으로 여행 오셔요.
수인이가 5기방에 불 밝혔네.
동으로 서로 전천후로 다니는 네 모습에 기 많이 죽는다.
자유로와 보이고 열심히 사는것 같애.
혜옥이는 잘 있니?
통 안들어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