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남쪽으로 90마일 정도를 달려 피나클 산의 동굴이 있는 트레일을 걸었습니다.  

산으로 오르는 동굴이 길고 어두워 손전등이 필요한 것을 알았지만 그냥 떠났습니다. 

 

길로이를 지나 25번도로를 따라 할리스터로 접어드니 넓은 들판이 눈 앞에 가득 펼쳐집니다.   딸기 토마도와 채소를 심던 넓은 밭엔 아무것도 없고 초록빛이었던 들은 검은 흙으로 덮혀 있습니다.  아마 어떤 채소씨가 속에서 자라고 있을 것 입니다.

포도원의 줄지어 심겨진 포도나무엔 앙상한 가지에 누런 잎만 하나둘 붙어 있습니다.  언덕 밑의 농장엔 소들이 먹을 풀도 없는 황량한 들판에 서 있습니다. 

 

차는 시원하게 뻗은 길을 내려 갑니다.  앞에는 다시 올라가는 언덕이 있고 쭉 뻗은 길이 보입니다.  오른쪽 왼쪽으로 포도밭이 있고 앞에는 산, 그리고 하얀 구름이 빛나는 파란 하늘이 있습니다.  막내아들은 새직장을 구해야되고 우리는 거래처에서 세달째 오지않는 check를 기다리며 답답해 하지만, 자연은 항상 오랜 세월 거기에 늘 그대로 있으며 찾는 우리를 반갑게 오늘도 맞아줍니다.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산에 오르기 시작하니 어린소년들 한 그룹이 재잘재잘 거리며 올라갑니다.  길 오른편 붉은 절벽엔 암벽을 오르는 젊은 남녀들이 가느다란 줄에 매달려 있습니다.  동굴 앞에서 아이들을 기다렸습니다.  손전등을 가진 아이들 뒤를 따라 캄캄한 동굴 속으로 들어갑니다.  아이들에게 감사하며 고마움을 전합니다.  동굴 속엔 계단도 있고 졸졸 흐르는 냇물도 있습니다.  머리 위에는 큰바위가 좌우 바위 위에 살짝 얹혀 있어 신비로움을 더합니다. 

 

동굴을 빠져 나오니 산중턱에 큰 샘터가 있어 쉬어가게 합니다.  더운 여름날엔 더욱 고마운 샘터일 것 입니다.  내려가는 길엔 귀여운 유치원생 일행을 만났습니다.  산에서 어린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듣는 것은 참 즐거운 일입니다.

 

사무실로 돌아와 보니 우체통에 check가 와 있습니다.  내가 걱정하고 있을 때 편지는 오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반짝거리는 전화기에서는 일거리를 가져오겠다  메시지를 전합니다.  얼마나 감사한지요.

 

오늘도 감사한 일 다섯가지를 쓰다가 우리 인일홈피를 생각했습니다. 

피곤한 몸으로 집에 오면 인일홈피가 피곤을 잊게 해줍니다.  우리 홈피를 위해 수고하시는 분들께 얼마나 감사한지요.

올 한해 우리 홈피 때문에 만났던 선배님과 친구들을 생각하며 즐거웠던 그 시간을 되돌아 봅니다.  사랑해 주시고 사랑했던 그 시간들이 너무 소중하고 고마웠습니다.

 

LA 에서 왕창 올라와 나의 입을 벌어지게 했던 우리 11기 친구들 영란, 경수, 영실, 은경.  흐뭇한 딸을 두신 이인선 선배님, 

경수가 자랑스러워하는 부부교수 이모님,  무공해 록키산맥 덴버에서 예쁜 딸과 함께 와 활짝 웃던 이송자.  언제나 먼저 전화주고 밥사주며 은근한 사랑을 나눠주는 김혜경.  샌프란시스코에서 혼성중창단 빛과 소금멤버로 활발한 활동을 하시는 젊으신 3회 이은자 선배님.

 

살아가는 동안 예기치 못했던 순간순간에 이렇게 만나 즐거움을 나누었던 분들이 있어 기쁘고 행복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우리 홈피가 있어, 내 살아가는 동안 곳곳에 내가 알지 못하는 이런 기쁨의 시간들이 준비되어 있을 것 입니다. 

내일은 또 어떤 좋은 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됩니다.  

 

우리 홈피를 위해, 우리들의 행복을 위해 불철주야 수고하는 위원장 김영주 선배님과  예쁜 전영희, 정보위원 모든 분들께

정말 큰 감사를 드립니다.  

 

 

 

 

                                                           11 21 2009  

                                                                               샌프란시스코에서    김 경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