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회 | 포토갤러리 | - 게시판담당 : 박화림
너를 기다리는 동안 / 황 지 우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 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 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1985)
^^연인을 기다리는 이의 '마음 풍경' ^^ * 장석남·시인
기다리는 일이란 대체로 진을 빼는 일이다.
어찌 보면 그것은 고급한 형벌같다.
그래선지 세상의 모든 경전은 참고 기다리라고 가르친다.
우리같이 여염한 인간이 경전을 싫어하는 것은
바로 그런 가르침 때문이다.
어떻게 그 형벌을 이겨내는고.
고진감래(苦盡甘來)라는 말,
참으로 쓰디쓴 말이다.
이 시는 기다림이란 형벌 받는 자의 내면의 눈금이다.
심전도 검사 때의 그 그래프 같지 않은가.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
다시 문이 닫힐'때까지의 눈금의 급격한 상승,
그 클라이맥스에서 삼세번 아슬아슬하게, 불안하게, 순간적으로
'너'라며 이어지다가 급격히 눈금은 추락한다.
사랑을 앓는 자의 혈압.
그것을 추동하는 약속 시간과 맥박의 전개가
이 시의 매혹이자 기존의 '연애시'와 다른 '모던'함이다.
'아주 먼 데'있는 사랑하는 이를 이렇게 기다리는 일을
우리는 고통이라고 부른다.
그러므로 이 시는 사랑의 시이면서 동시에 고통의 초상화다.
~~~~하략~~~~~~~
아름다운 할머니들에게 경의를 표하오.
음악이 없어서 처음에는 허전했는데 오히려 시나 그림에 더 집중할 수 있는
좋은 점도 있는 것 같다.
수인선배님,
발드뮬러그림(첫번째제목: 기대감)에 어울리는 시를 올리셨네요.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황지우님의 시에서 말미의 이부분이 제맘에 쏙드네요.
참고로 말씀드리면 시인 황지우님은 저의 대학동창의 남편이에요.
대학시절 유신때 친구아파트에서 몇번 보았었어요.
그때가 그의 서울대 미학과 시절로 김지하시인등 정부의 감시속에 그에게 어려운 시절이었슴에도 불구하고
명쾌한 대화를 이끄는 모습을 보고 저는 경아해할정도 였지요.후에 서강대에서 철학도 했고요.
그시절 제가 보았던 친구는 헌신적으로 황시인을 보필했었어요...
아름다운 서로 존경하는 부부에요(예:그때 20대의 연인들이 서로 존댓말을 쓰는...)
고마워~~
단발머리 시절과 거의 변하지 않은 얼굴 중 하나인 순호.
처음 홈피에 들어 왔을 때, 올려진 사진을 보는 순간
순호는 금방 알겠더구만.
그 남해에 다시 한 번 같이 가고 싶다.
초저녁 잠, 별 본다고 이불 뒤집에 쓰고 나간 일이며
새벽에 먹었던 진수성찬도 ....
지나간 것은 그립다더니......
여기도 갑자기 추워졌어.
모두 건강에 유의하기를.....
수인아 참 좋구먼
세상이 이리도 좋아 졌으니 할망구들 할일도 바쁘기 그지없군
시가 너무 애절하여 심장이 조인다
난 가족을 모두 찬 바람에 보냈거든
홤께 볼날을 오는사람 기다림이 아니라 내가 갈 날을 하루씩 뜯어 먹고 살고 있으니ㅡㅡㅡㅡ
오늘 갈대가 활짝 열린 골프장에서 공은 건성이고 가을 풍경에 심취했단다
5기 동창이 모두 정답고 기특하여 난 늘 부끄럼타는 회장여ㅡ
앞으로 남은 14개월 동안 어떻게 동창회를 보람되게 할 수 있을까?
늘 보던 얼굴 과 숨은 얼굴이 어우러 질수 있도록 노력 하는 중인데 점점 어렵구나
암튼 요모조모 좋은 장면 올려 주니 진정 감사한단다
공은 건성이고 가을 풍경에 심취' 했다는. 얘기, 이해가 가고말구.
한국의 가울은 왜 그토록 아릿 할까....
건조하여 상쾌해진 날씨, 파란 하늘하며
어디선가 숲이며 나무가 말라가는 냄새도 나고
해질녘에 나붓대는 억새풀도 참 아름답지.....
용선 회장님, 수고가 많으셔요.
마음에 늘 부담이 있을 터인데
보람있도록 노력 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요.
수인아,
그림이 너무 정겹다.
참 오랫만이지?
독일 딸네 온지는 2주 되었어.
오자 마자 한글로 글을 쓸 수가 없었어.
내가 갖고 다니는 wireless computer로는 인터넷 연결이 되지 않고,
사위는 훈련으로 이번 주말에야 온다하고,
딸은 컴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하구,
할 수 없이 오늘에야 서부에서 잠든 아들을 깨워서 사위/딸네 컴퓨터에 한글 사용을 가능하게 했지.
맥 (애플)컴퓨터인데다가 내 소유가 아니니까 조심스럽게 다루게 되더라구.
너랑 인선이 모처럼 멀리서 왔었는데 제대로 손님 대접하지 못해 미안해.
우리 동기들 다녀간 뒤로 참 바빴어.
수요일날 한국에서의 손님 두 분을 모시고 그 때부터 ...
내가 일하던 선교부에서 보고할 기회를 만들고,
코넷티컷 예일 대학 / 만하탄 잠시 보게 하고, 토요일에 워싱턴 디.시.로 운전해 갔었어.
거기서 목요일까지 회의 참석하고
혼자 운전해 돌아와선
그 다음날 짐꾸려서 이곳 독일로 날아온거지.
선희자가 사는 Fairfax County에서 모임이 있었지만 (20분 정도면 갈 수 있는 거리였나봐)
전화만 돌리고 만날 여유를 갖지 못했지.
책임 맡은 일을 마지막으로 잘 처리해 주는게 그동안 잘 하지 못한 미안감을 덜 것 같애서였어.
하여튼 다시금 너희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기쁘다.
내가 한국에 있었을 당시인 9월 4일에 둘째 <연하>가 태어났어.
내가 이곳 도착하고 하루 쉬고, 그 다음 월요일부터 한샘이는 직장으로 돌아갔고
아기보고, 저녁 식사 준비해주고,
아기 기저귀 하루에 한번씩 세탁기에 돌리고,
하루 한시간씩 유모차끌고 산보 나갔다가 동네 시장에 들러 세일 항목인 과일이 있으면 사들고 오는 것 밖에 없는 거 같은데
전혀 개인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는게 참 신기해.
하긴 저녁 식사 후 아이들 엄마가 있으니까 시간을 활용할 수 있었는데 몸이 지치더라구.
아기 보는 것도 한 때라는 생각이 드는구나.
하여튼,
아기 보는 일도 할머니에게 주어진 특권이라 여겨져
미안해 하는 딸과 사위에게 고맙다고 했더니 사위 음성이 전파에 벙글대게 들리더라.
직장에서 구조 조정이 있을 때 다른 부서로 가지 않겠다고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은
아기를 조금 봐 줄 수 있었으면 하는 속마음도 있었구.
첫째 때엔 안사돈께서 수고를 많이 하셨으니까
이번엔 내 차례 할 수 있는게 그나마 덜 미안하구.
하여튼 이번 연말까지 이곳에서 할머니 노릇할 예정이란다.
큰 애도 성탄을 동생네서 보내려고 비행기 표 구했다네.
한인숙이넨 11월 중순 경에 주말에 다녀올 생각야.
그럼 우리 또 예기 나누자.
반가워, 정례~
독일에서, 벌써 두 주가 되었구나.
손주들이 얼마나 귀여울까.....
힘들어도 보람있는 일이지. 한 생명이 자라는 걸 본다는 게.
나도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는데
아들네는 아직 아기 소식이 없구나.
그곳 날씨가 추워지니, 특히 건강에 조심하시길...
지난 번 같이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하구.
수인아,
방금 어제 2개월된 <연하> 랑 병원에 다녀왔어.
예방접종에 큰 소리로 울더니 금방 그쳐서 뽀뽀 해 주었지.
오늘은 칭얼댈 가능성이 많구나.
오늘 저녁 때엔 도서관에 데려다 준다 했어.
사위가 훈련 후 오늘 돌아오니까 아무래도
집중해서 일을 하려면 집을 벗어나는게 좋을 것 같애서.
병원 오가는 길에 펼쳐진 단풍진 들판이 너무 아름답더구나.
그리고 평화스럽구.
산, 산, 산으로 덮혀있는 우리 나라
좁은 땅에 엄청난 인구
그럼에도 기적을 일구어낸 민족
다시금 생각은 우리 민족이 대단하단 생각으로 이어짐은
민족의 핏줄은 속일 수 없나봐.
얘들아~~
배경 음악이 없으니, 심심 하지?
그림은 옥인후배가 소개한 오스트리아의 로맨틱 화가 '발드뮬러'의 것이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아스라한 예전에, 가슴 설레며 저런 기다림을 기다린 적도 있었는데.......
지난 뉴욕 모임에서 다른 친구들이 모두 돌아간 후
인선이와 정례, 나는 시집을 여러 권 갖다놓고 읽었어.
인선이가 낭독도 했지.....
정례는 년말까지 독일에 있을거구
인선이는 아마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것 같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