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렌켈라가 설리반을 만나지 않았다면?

고호가 고갱을 만나지 않았다면?

쟈니윤이 K양을 만나지 않았다면? ㅎㅎ

인생은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참으로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난 어떤 인연들로 인해 여기까지 와 있는 걸까?

 

추억을 기억할 새도 없이 서둘러 가신 그리운 내 아버지.

긴긴 세월 외롭고 고단하게 사시면서도 한 번도 눈물 보이신 적 없이 사시다 가신 내 어머니.

두 분은 결코 내가 선택한 인연은 아닐지라도

두 분의 유전인자를 만난 것은 내 인생의 가장 큰 인연이었음을 감사한다.

 

가장 감성이 풍부했던 여고시절,

내성적이고 깍쟁이 같던 나를 사랑해주었던 친구들과 선생님들과의 인연.

 

홀리듯이 서둘러 한 남자와 부부의 연을 맺고

새로운 가족을 만나 인생의 전환점이 된 결혼이란 큰 인연.

 

비좁은 산도를 힘겹게 빠져나와 첫 울음 소리로 벅찬 행복을 안겨준 내 새끼들과의 인연.

 

크고 작은 인연들 속에서 보듬고 할키며 내 삶은 굽이굽이 이어지는 것이리라.

한 번 맺은 인연을 소중히 여기며 좋은 인연으로 이어가려면

많은 정성이 필요하다고 가르치신 어머니.

그러나 살갑지 못한 나에게 상처받은 사람들이 나와의 인연을 통탄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 어쩌면 가장 가까이에서 부대끼고 살아온 내 남편일지도.

그래도 여보,

억겁의 인연으로 만난 우린데, 길들여진 우리끼리 남은 인생 등이라도 긁어주며 살아봅시다요. ㅎㅎ

 

 

굽이져 살다보니 이런저런 이유로 소원해진 분들에게

오늘은

인연의 수첩을 뒤져 전화라도 해봐야겠다.

나 비록 가진 것 없으나

부족한 나를 넘치게 사랑해 준 많은 인연들에게

하느님께서 대신 갚아주시길 기도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