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외로움

 

세상은 넓은 것 같아도 꺼이꺼이 맘 놓고 울 수 있는 곳은 찾을 수가 없고,

많은 친구가 있는 것 같아도

때론 속 내 들어내며 차 한 잔 마실 친구가 그립기도 하다.

 

 

# 2 택배

 

그제는 옥수수 한 자루,

어제는 감자 한 보따리,

오늘은 떡 케잌이 택배로 도착.

흠 ~, 한 달은 굶지 않겠군. ㅎㅎ

 

 

# 3 명당자리

 

양로시설 청소 마치고 오다가 꼭 들르는 명당자리 자유공원 벤치.

물 한 모금 축이지 않고 잘도 떠든다.

아,

바람도

하늘도

공기도

함께 있는 벗들도

모두 띵호와 ~~~~~~~~~.

 

 

# 4 거수경례

 

저녁 늦게 술 취한 남편이 귀가하여 한 다리를 번쩍 들었다 붙이면서

 "충 ~~~성!" 소리 지르며 거수경례를 한다.

 "아이구 내가 미쳐요. 술 酒자 酒님께나 충성하슈"

에라 모르겠다. 나도 와인 잔에 빨간 포도주를.

 

이리하야 우리부부는 각자 다른 곳에서 결혼기념일 축하주를 마셨던 것이었다. ㅎ

 

 

# 5 번개팅

 

아침 일찍 급 번개팅 문자가 왔다.

<날씨도 좋은데 약속 없으시면 12시 월미공원 거기서 만나요>

 

전원 출석. 

이제는 가족같은 여섯 얼굴들.

 

먹기 위해 간 사람들 모양 배낭 보따리를 풀고 앉는다.

감자 , 옥수수, 만두, 떡, 수박, 식혜, 커피, 김치까지.

히야 ~, 오늘도 약속한 듯 겹치는 메뉴가 하나도 없네.

 

내려오는 길

베낭 속 빈 그릇이 덜컹거린다.

에이,  내 배 부른데 밥 해야 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