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축가, 결혼식의 음악연주....도 진화한다!

우리 때 즉 1970년대에는 "결혼식 피아노 반주자 구했어?" 하듯이.... 반주해 줄 사람 한 명만 구하면 되었는데,

요즘은 혼주나 신랑신부의 취향에 따라 실내악이 혹은 오케스트라가 적절한 때마다 음악을 제공하고, 축가도 신랑이 직접 부르기도

하고, 신랑신부가 친구들과 같이 합창을 하기도 하며, 양가와는 무관해도 아주 잘 부르는 기성 성악가를 초빙하기도 한다.

연주곡목도 아주 다양해졌다.  가곡, 찬송가, 유행가 뭐 안되는게 없고 그야말로 '취향대로'이다!

그런 결혼식 음악은 그 결혼식의 분위기를 좌우한다. 색깔을 만들어 낸다.

 

어제 잠실 롯데호텔에서 있었던 결혼식에서는 신부의 아버지이신 김필규 교수님께서 MISSION의 넬라 판타지아를 부르셨다 ㅎㅎ

김교수님은 노태우 정권 때에 청와대 과학기술특보를 하셨고, 마치고 대전의 과학관 관장을 거쳐 한밭대학의 교수로, 올해 정년퇴임을

바라보시는 분이다.  나와는 대전에서 대학동문회 임원으로 만날 일이 가끔 있는데, 그러다 아예 노래를 함께 부르는 파트너가 되어

우리 배재대학의 교수합창단 연습에도 오시고, 호시탐탐 함께 노래부를 기회를 엿보게 되었다. 이분과 나의 공통점이 하나 더 있는데

고등학교 시절 밴드반을 했다는 점이다! 나는 우리 인일의 아코디언 밴드에서 목금을 쳤는데, 이분은 부산고인가... 브라스밴드에서

트럼펫을 부셨다, 즉 우린 둘 다 아마추어 음악가 중에...열성당원인 셈이다, 어렸을 때부터-  (인일 아코디언밴드 때에 연주했던 여러

행진곡들.... 당시는 행진곡 연주가 어디나 흘러 넘쳤는데, 요즘엔 들을 수가 없다.....은 늘 귀에 쟁쟁하다)

 

김교수님은 당뇨가 넘 심해지셔서 그걸 극복하기 위해 다 늦은 나이에 성악을 시작하셨다 한다.

어찌나 열심이신지!

악보를 구하기 위해 이 나라 저 나라 여행도 마다 않는 분이고,  국내 공연뿐만 아니라 이태리 공연도 몇차례 하셨다.

CD는 벌써 몇차례 내셨으며, 지도교수겸 매니저도 있으시고 반주해 주는 전속 오케스트라도 있다.

이태리에서 두어번 개인발표회를 가지신 덕에, 노래의 반주도 이태리 오케스트라의 연주CD로 가지고 다니신다!

그분과 내가 어디서 2중창을 하였는데, 그때 타본 그분의 차는 그야말로 럭셔리 음악감상실!

그러다보니 어느덧 당뇨도 두렵지 않은 상태가 되었다 한다.

무엇보다 당신 노래에 대한 자부심이 하늘을 찌른다.

 

영감탱이가 무슨 성악이야, 라고 친구들이 놀려도 이봐, 난 파바로티보다 낫거든. 파바로티도 이루지 못한 하이체를 내가 정복했다구

라시며 당신의 음역이 얼마나 넓은지... 자랑하신다.ㅎㅎ 김교수님의 발표 때마다 몰려다니는 친구들은 고향 창원의 초등친구,

마산의 중학친구, 그리고 부산의 고교친구들과 과학기술계의 관료들이었던 설대 동문들......(어제 주례도 정근모 박사님) ,

그리고 아마추어 성악가의 노래를 열심히 들어주는 김교수님의 팬들.. 

 

 

 

IMF기구에서 일하는 경제학박사 따님은 아빠를 닮아 늘씬하고 키큰 미인이던데, 독일사람인 항공공학박사요 국제정치학박사인

신랑과의 늦깍이 결혼식을 신랑 부모님까지 모시고 한국에 와서... 한국식 결혼으로 한 것이다. 부디 행복하고, 우리나라의 위상을

세계에 높이는 일도 열심히 하지만, 아빠의 악보-CD-연주를 위한 음악여행의 좋은 후원자가 계~속 되어주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