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달전 아침.

일어나자마자 침대에 걸터 앉아 어제 온 우편믈을 뜯어 읽어보고는 얼른 세수를 해야겠다 하고 무심코 일어서다 허리에 불이 났다.

화끈 하더니만 그대로 쓰러져 악을 쓰며 남편을 불러댔다.

쓰러진채 움직이지도 못하고 만지지도 못하게 하며 어찌할바를 몰랐다.

허리가 너무 아픈것이었다.

바로 허리밑 엉치부분.

임신했을때 누웠다가 돌아누우려면 거기가 시큰거려서 힘들었던 그곳..

한참 진정을 하고는 남편의 부축을 받아 한의원을 찾아갔더니 인대가 늘어났다나....

열흘동안 빠지지말고 침을 맞고 물리치료를 하라기에 그대로 따른 결과로 그저 그만하게 나은적이 있다.

 

그런데 오늘 아침, 두식구 살기에 뭐그리 빨래가 많은지 한 통 돌려 바구니에 꺼내 훌훌털어 말리려 집어드는데 바로 그곳이 시큰 하더니 또 그 증세가 나를 괴롭힌다.

한번 다친곳을 꼭 다친다더니만 내가 그 꼴이다.

지난번 보다는 덜한것 같아 오늘 있었던 약속을 미루지 않고 완전 어기적 거리는 걸음으로 차를 운전해 반포까지 갔다왔다.

음식을 가지러 가기도 불편해 옆사람들한테 부탁을해서 커피까지 잘 마셨다.

전 같으면 입에 맞는 음식으로 배터지도록(ㅋㅋㅋ) 먹었을터인데 오늘은 입맛도 별로 없다.

 

한의원에 들려 지난번과 꼭같은 치료를 받고 돌아오니 왜그리 할 일이 많은지...

괴산에서 부쳐온 옥수수 한자루, 교회 친구가 농사졌다고 한자루 준 고추, 강아지 응가 치우기,  빨래 개기...

이럴때면 더 일이 많고 밀린일도 해치우고 싶은건  웬 청개구리 마음?

내가 어기적 걷는 모습(엉덩이 뒤로 쭉 빼고 다리는 반쯤 구부린...)을 보고는 남편이 웃는다, 할머니마냥 그게 뭐냐구....(남은 아파죽겠는데.....하지만 이것 저것 미안한 마음 없이 시킬 수 있으니 통쾌도 했다...ㅎㅎㅎ)

지금, 옥수수 30개를 모두 삶고 있다, 10개씩 벌써 3번째......옥수수는 딴지 오래되면 맛없다 하길래....

옥수수 좋아하는 친구도 주고 냉동실에 넣고 얼마간 먹으려고....

 

이 허리가 언제나 나으려나?

다음주 까지 진행되는 자전거 강습에 개근하려 했는데 아마도 이번주 내내 못 갈것 같다..

빨빨거리고 날마다 여기저기 쫓아다니던 나에게 아마도 쉼이 필요해 이런 일이 났나보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돌리고 며칠 차분하게 생각하는 시간들을 가져야 할까보다.

요즘, 가을의 냄새도 맡을 수 있으니 나쁘진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