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다녀온 다음 날 용순언니가 전화했습니다.

한국에 계시는 모든 선배 그리고 후배들이 제 딸 고은이의 건강을 많이 걱정해 주셧다고 전해주었습니다.

전해주는 소식을 전해들으며 마음이 무거워옴을 느꼈습니다.

갚을 수 없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사실에 도리를 다 못하는 후배이며 선배인 것 같아

며칠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모든 선후배 동문께 감사드립니다.

이제 고은이의 건강이 정상 괘도에 올라 쌍동이 돌보며 잘 지내고 있습니다.

뒤늦게나마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많이 기도해주시고 격려해주심에 고개 숙여 감사한 마음 대신 합니다.

 

춘자언니 통해 용순언니의 힘들게 써내려간(장문의 글을 세번씩이나 날려 보렸다고 거의 울상이 되어 전화 왔었는데 

별 도움이 되지 못했었습니다) 글이 올라 왔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런 사람 하나...

어떤 사람을 말하는지...

뭔 야그를 나의 선배 김용순님이 하시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글 내용을 읽어보니 나도 그런 사람 하나 있는 것 같습니다.

 

몇년전엔가 나와 용순언니가 같이 한국에 나갔을때 언니가 우리 동기들의 응집력을 부러워하였었습니다.

나에게 너는 친구들과 절친하게 지내는 것 같다며 본인은 연락할 친구가 하나도 없다며 씁쓸한 입맛을

다시곤 했었지요.  그런 언니에게 친구들에게 전화해 봐. 혹시 누구라도 연락할 지모르잖어. 하며

친구찾기를 종용하였었지요.

 

그런데 그런 저의 제안이 며칠전 언니의 글을 보며 그릇됨을 알게 되었지요.

참으로 많은 좋은 7기 언니들이 용순언니를 반겨주고 그리워했었다는 걸 알았지요.

 

저도 용순언니처럼 나를 만나면 구박(주로 제 이름을 바꾸어 부르는 행위)으로 저를 사랑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내 친구는 나와 같이 매점이나 학교앞 튀김집을 같이 다니며 함께 먹기를 즐겼기 때문에

나에게 혼자 사먹는 욕심많고 공부 못한 뇬이란 말은 하지 않지만

어쩌다 내가 부처님 가운데 토막같은 소리로 잘 난 척하면 바로 제 이름을 바꾸어

친구들 이름 뒤에 "자"를 붙여 "?자" 하며 나를 구박합니다.

 

그런 나의 친구가 있어 저는 항상 행복합니다.

나보다 훨씬 마음 넓은 그 친구가 언니의 글을 읽으며 생각나는 것은

아마도 제가 그 친구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모양입니다.

 

용순언니

그냥 예전처럼 친구 찾지말고 조용히 살어주라.

홈피에서 너무 사랑을 받는 걸 보니까

배가 사알 살 아파 온다.

나는 쌍동이하고 노느라 홈피와 등지고 사는 동안

언니는 나에게 쏟아지던 모든 동문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네.

 

옛날에도 우리는 그랬지...

언니가 있는 곳에선 나는 투명인간같은 존재였다고나 할까?

아버지에게 사랑을 독차지하는 언니를 보며 부러워하며 청소년기를 보냈는데

이제 동문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언니를 부러워해야 하나...

 

그래도 그런 언니가 내 평생의 그늘로 남아 있어 생이 다하는 날까지

저는 무척이나 행복할꺼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