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인천땅 남동의 거리에 가을 바람이 반가이 불고있다. 그늘속으론 아직도 무더운 여름 잔재가 남아있는지 옷깃은아직도 땀방울에 젖어있다. 자전거 도로를 만들기 위해 마구 파헤쳐놓은 도로위로 한바탕 먼지바람이 불고 있다. 그 바람이 나의 눈을 아프게 한다.

 

 가끔은 몸을 날려버릴듯 세차게 불어대는 가을바람에 몸을 맡기고 싶다. 바람앞에 서니 아침 저녁으론 조금 서늘한 기온이 옷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온몸으로 파고 든다. 그러나 그 서늘함 속에는 알수없는 감미로운 촉감이 숨어있는 것 같다. 결코 그 느낌이 싫지만은 않다. 먼지바람만 아니였다면 크고 긴 호흡으로 그 바람을 마셨을 것이다.

 

 바람앞에 서있으려니 아주 오래전 젊음을 잠시 저당잡히고 지루하고 고달픈 생을 채워야 했던 녹색의 군대시절이 머리속에 떠오른다. 지루했던 시절만큼이나 끝도 보이지 않게 펼쳐져 있던 연병장으로 이때쯤만 되면 뜨거운 먼지바람를 날리는 틈새로 시원한 초가을 바람이 불어오곤 했다. 

 

 그렇게 가을을 알리며 불어오던 바람은 나를 향수병과 깊은 우울증에 빠지게 했던 것으로 기억되고 있다. 직사각형의 콘크리트블록으로 막사를 만들고 그 외벽엔 애매한 빛깔의 국방색칠을 했던 막사 내무반의 조그만 유리창으로 멍하니 바라다보곤 했던 바람은 왠지 나에겐 뜨거운 여름보다도 나를 외로움에 빠져들게 했던것 같다.


 그런 초가을 바람이 지금 내앞에서 또 다시 불어오고 있다.

 아침 7시부터 서둘러 사무실에 출근하여 업무를 보다가 업무상 몇사람을 만나고 나니 온몸에 맥이 다 빠진다. 나에게 있어서 가장 힘든일이 있다면 사람을 만나는 일인것 같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일이 왜 힘이드는 걸까,,,아무리 생각해봐도 이해가 되질 않지만 그런 현상은 또 속일수 없는 나의 현실이기도 하다.

 

그러한 느낌이 드는 것은 아마도 다른사람보다 부족한 사회성의 결여도 한몫을 하는 것 같다. 오늘도 변함없이 동기둘이 찾아와 이런저런 대화속에 쇠주 한잔에 우정을 다졌다.이런저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도 하면서......난 우리 제고 동기들이 넘 좋다
내가 술 취해서 '야!! xx놈아!! 하면 화날만도 한데   '지랄' 한마디로 땡이다......ㅋㅋ

 

월요일 오후 다섯시쯤의 시간은 지루하다. 생체리듬의 기억력이 뛰어나서 일요일 하루동안 쉬었던 작은 휴식을 기억하며 그 기억이 만들어내는 휴우증 때문에 그런 모양이다. 정신없이 일속에 파묻혀 있다가 일손을 놓고 문득 퇴근시간을 기다리는 것처럼 부끄러운 일은 또 없는 것 같다. 어느땐 그렇게 퇴근시간을 체크해 할 정도로 수동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 싫어질때도 있다. 그러나 그 또한 극복해야할 모든 가장들의 비애중 하나이다.

 

요즈음 나의 책상위에는 산더미 같이 많은 분량의 서류가 쌓여있다. 어느땐 보고 있는 것 하나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르고 설레이기 까지 한다. 그러나 산더미같이 쌓인 서류만큼이나 주어진 프로젝트을 완성해야 하는 몸으로 과연 나의 능력으로 프로젝트의 성공이 가능할지 하는 걱정이 들기도 한다.

 

 바람이 분다. 내 마음 깊은 곳에서도 가을이 왔음을 알리는 바람이 분다. 그저 내가 가장 외로운 시절에 만났던 그 시절의 바람처럼 잔인한 바람이 아니기만을 기대해본다. 여전히 창문밖으론 기이한 울음소리를 내며 가을이 왔음을 알리는바람이 불고있다 .쓸쓸한 귀뚜라미 소리와 함께.......

 

 

 

 

무더위에 고생들 많으셨습니다.

가을을 알리는 바람이

불고 있네요.

편안한 휴일 가족과 함께

즐거이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