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지금은 초록이 짙어가는 7월
민들레는 벌써 다 지고 없어진 줄 알았는데
아파트 한 켠에 빼꼼이 고개를 내밀고, 보아달라고 노오란 민들레, 하이얀 민들레가 앙징맞게 피었습니다.
이제는 아물었겠지 하던 상처가 어느날 문득 다시 덧나 쓰리듯이
이제는 잊혀졌겠지 했던 이름이 다시 미치도록 보고싶듯이
철이 지난 지금 핀 저 민들레는
내 마음만 아프라고 다시 피었을까요?
첫번째 이야기
꽃 피는 사월
산길을 가다가
민들레를 꺽어
말도 없이 불쑥 내게 건넸지요.
아무런 표정도 없는 얼굴이 재미있어
민들레를 훅 불어
그대 얼굴에 뿌렸습니다.
홀씨 되어 날아간 노오란 민들레를 빼앗아
내 긴머리에 꽂아주고 말없이 바라보던 그대.
쌩긋 웃는 나를 "예쁘다" 했지요.
민들레 홀씨 되어 날아가 버린 자리에
누구도 모르게 싹튼 그리움 하나........
불쑥 불쑥 찾이와
그리움만 주고
홀연히 떠난 그대는
민들레만 지천에 피워두고 어찌하라고 본체만체 인가요?
두번째 이야기
아파요
바위틈을 비집고 나오느라 온몸은 상처랍니다.
돌틈에서도 그리움을 숨기려고 눈물이 났지요.
그대 향한 그리움을
정녕 그대여
민들레 꺽어 머리에 꽂아주며 "예쁘다"했던 그 때를 모른다 하지는 않겠지요?
그대가 건넨 민들레는
곱게 말려서
화장대 거울에 붙여놓고 두고두고 보았습니다.
바람이 많던 그 날
추워보이는 나에게 옷을 벗어 입혀주던 그 손길도 느끼면서
말라버린 민들레는 하얗게 하얗게 바래갑니다.
홀씨 되어 날아간 민들레 하나
언제 다시
내 긴 머리에 꽂아주며 "예쁘다" 할까요?
그대는.......
.
난 왜 민들레만 보면 가슴이 아플까요?
아마도 너무 작아 발에 밟힐까 안쓰러워서 일꺼예요.
우리 손주3살 때....
민들레 이름을 알려줬죠.
매일 나가면 민들레 보러 가자고 떼쓰더라구요.
한무더기씩 따서 꽃다발도 만들어 주었죠.
이젠 민들레를 봐도 아프지 않아요.
다른 어여쁜 손으로 치유 받아서 인가봐요.
산학후배도 예쁘다하며 쓰다듬어 줄 다른
어여쁜 손이 기둘리고 있을꺼예요.
산학 선배님
'일편 단심 민들레'라는 말이 있지요?
왜 그런 말이 나왔을까? 궁금해 지네요.
선배님의 글은 가끔 '사부곡'으로 들리는군요.
기운내세요.
추억을 반추한다는 건 아직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것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건 여전히 사랑의 불꽃이 타오르고 있다는 것
더위에 지쳐 정물화처럼 늘어져 있던 四圍가
어디선가 날아온 빗방울에 생명의 냄새를 풍긴다.
슬프도록 뜨거운 산학 님의 민들레 영혼에 건배!
죽은 들 잊을 수 없는 추억을 가진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한 세상 살면서 그런 추억 하나 없는 이들이 더 많겠지요.
저도 그 타이타닉 영화를 최근에 다시 두 번을 보았는데
흔히 船首에서 두 사람이 포옹하는 장면을 가장 기억할만한 장면이라 하는데
저는 여인을 배의 파편에 올려놓고 옆에서 남자가 체온저하로 생명이 꺼져가던 장면과
할머니 된 로즈가 약혼자 칼이 주었던 수백억원도 더 나갈
56캐럿 다이아 목걸이를 바다에 던지던 장면이 기억에 남는군요.
바다에 그걸 던지는 것은 칼은 영원히 지우고 자기 생명 뿐 아니라
영혼까지도 구해주었던 잭만을 간직하며 죽어가겠단 모습이니...
이 영화를 보면 사랑이라는 게 오랫동안 사랑을 나눈 것이라야만 진짜가 아니더군요.
불과 며칠동안 만났던 잭을, 기억할만한 사진 한 장 없이도 영원히 가슴에 지니고 사는 로즈를 보니...
아! 살아 생전 그런 추억 하나라도 지닐 수 있다면...이 세상 잘 산 것이겠지요.
그리움을 남긴 `그대`를 생각하게 하는 가슴 아린 글이네요.
그 `그리움`이 산학후배의 감성을 녹슬지 않게 하는 버팀목이 됐으면 합니다.
그 `그리움`이 아름답게 살아갈 의지처가 되어 준다면....그리 되면 추억의 힘으로 승화된 것이겠지요.
감동을 주는 글 잘 읽었어요
산학후배님 ~
모처럼 그녀석 (손자)재워 놓고 커피 한잔 들고서
늦은 아침 단순 즐겸 하려하였더니 ...
산학후배님 !! 나의 가슴 정녕 아파오네요.
민들레 홀씨되어 흩어져 날리면
그리움도 조금은 열버져야 하지않을까요.
넘, 오래 붙들지 마셔요.
내년에도 옥순 말대로 "예쁘다 산학아 ~"
하며 몽긋이 피어오를터이니말입니다
가신 님 그리워 밤 지새워 우는 이도
곁에 있는 이 떨칠 수 없어 밤 지새워 우는 이도,
그러구러 살다보면
가신 님도
곁에 있는 이도
조금씩 무딘 가시되어 살아지는 날 있겠지요?
아, 마음은 하늘인데 서툰 글로 내 마음 전할 길이 없네요.
그댈 몰랐다면....
노오란 민들레가 내 가슴을 찡하게.
옆에 있다면 한 번 안아줄텐데...
돌틈새에서
그렇게나 강하게 뚫고 나온
야리야리한 민들레가
왜?
그 땔 생각케 할까???
산학언니~
민들레는 씩씩한 꽃이라 생각되요~~^*^
이른 봄부터 초록 풀밭을 화사하게 만들어주는..
누구나의 눈길을 사로 잡는..
그리고
나비와 친한...
그리고 하이얀 눈부신 망사 드레스로 자유롭게 나는...
사랑받으나 ,
겸손한 꽃이지요~?
이제 새 봄되어 민들레피면, 찐하게 산학언니 생각을 할꺼예요~~
실상사 경내에서 찍었던 사랑스런 민들레 사진,
선물로 올려 놓을께요~~
도산학님..
민들레 이야기
글도 잘 풀어내고 마음에 울림도 있어 잘 읽었어요....
민들렌
노란 꽃이 지고
그것이 하얀 홀씨가 되었을때
꽃도 잎도 누렇게 시들었지만
홀씨가 바람에 잘 날아가게 하기 위해
남아 있는 온갖 힘을 다 짜모아
시든 줄기를 자기 키의 10배 높이나 되게
높이 올린답니다..
마치
옛날 우리 어머니들이
없는 중에도 자식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희생했던 것 처럼요....
조그만 꽃이
참 여러가지 느낌을 갖게하지요?
길가에 흐드러진 민들레를 보고
쌉싸름한 민들레잎 나물을 떠 올렸던 나를
부끄럽게 하는 글이네요.
내년 봄에,
그리움이 다시 민들레 되어 피어나면
귀 기울여 들어보세요.
"산학이 예쁘다."라는 소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