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회 | 포토갤러리 | - 게시판담당 : 박화림
"클래식 음악은 어떻게 감상하면 되나요?" 무척 자주 받는 질문이다.
음악을 듣고는 싶은데, 막상 뚜렷한 접근 방법을 찾지 못한 답답함에서 나오는 궁금증인 것 같다.
처음 클래식을 접할 때 어떤 느낌을 받는지, 왜 클래식 음악이 점점 더 멀게만 느껴지는지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최근 영국 런던에 10일간 머물면서 지휘자 로린 마젤이 작곡한 첼로 협주곡을 함께 연주했다.
연주 일정이 비어 있던 일요일 오후, 한 연주회를 찾아갔다.
바로 뒷줄에는 데이트를 하러 온 젊은 30대 초반의 남녀가 앉아 있었다.
클래식 음악회에 처음 온 듯한 여자 친구는 연미복을 말쑥이 차려입은 연주자들의 모습과 지휘자를 절도 있게 따라가는 질서 있는 연주, 무대를 들락날락하며 인사하는 커튼콜 등 처음 접한 풍경들을 무척 재미있어했다.
하지만 정작 연주가 끝나자 둘은 감동이나 자극을 받았다기보다는 다음에는 어디에 놀러 갈까 정하기에 더욱 바빴다.
우리는 분명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같은 연주를 들었지만, 마음속에 담는 느낌들은 많이 다른 것 같았다.
노래를 따라 부르며 춤도 추고 자유롭게 즐기는 대중음악 공연장과는 달리, 클래식 음악회는 가만히 앉아서, 조금만 바스락거리거나 기침만 해도 주변 사람들의 날카로운 시선을 감당해야 한다.
음악의 분위기를 빨리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 가사도 없고, 한 곡의 길이가 30분이 넘는 건 기본이다.
클래식 음악에는 인내심이 필요하기에 감정의 연결 끈을 찾기가 어렵고 더욱 멀게만 느껴지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클래식 음악 속에는 분명 우리가 알지 못하고 생각지 못했던, 폭넓은 감정의 세계와 감동이 숨어 있다.
클래식은 친해질수록 내게 더 많은 이야기를 해주고 속마음을 나누는 친구 같다.
그래서 내 클래식 음악 감상법을 소개한다. 특별한 비법은 아니지만, 클래식을 친구로 사귀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다.
우선 바쁜 하루 동안 새로운 음악을 집중해서 들을 시간이 없다.
그래서 난 주로 하루 일과가 다 끝난 뒤 고요한 밤에 침대에 누워서 음악을 듣는다.
세상이 잠든 시간에 음악을 듣고 있으면, 볼륨을 꽤 낮게 줄여도, 작은 소리부터 큰 소리까지 모든 음악들이 분명하게 귀에 들어온다.
내 안에 있는 여러 소음과 생각들, 기억과 계획들을 모두 비우고 오직 음악 소리에 마음을 집중한다.
슬프고 애처로운 소리, SF 영화 음악처럼 외계인이 나올 듯한 소리, 신비로운 소리, 웃게 하는 소리, 봄에 새싹이 돋고 꽃향기가 그윽한 소리, 아름다운 소리, 못생긴 소리, 화창한 소리, 신나는 소리…. 그 속에서 이런 소리를 만들어내는 여러 선율들의 조화를 느낀다.
악기 이름이 무엇인지, 반주인지 선율인지, 이런 것을 아는 것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작곡가는 우리를 가르치기 위해 작곡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작곡가마다 혼신의 힘을 다해 남기고 싶은 메시지가 있고, 이 메시지를 새로운 언어처럼 자신만의 소리 세계(soundscape)로 표현했기 때문에 이 소리에 푹 빠져드는 것이 우선이다.
친해지면 처음 듣는 곡도 어느 작곡가의 작품인지 알 수 있다. 이렇게 듣다가 나도 모르게 잠이 든다.
다음 날 밤, 다시 같은 음악을 듣는다. 어제와는 또 다른 소리들이 들린다.
매일 밤 조금씩, 이 음악의 줄거리가 잡힌다. 슬픔에서 환희로 끝나는지, 비극으로 끝나는지, 그 운명을 극복하는지, 사랑에 관한 이야기인지, 어느 부분이 운명적인 클라이맥스인지, 내 마음을 하얀 캔버스처럼 비우고, 그 위에 들리고 느끼는 감정들을 새겨나간다.
어느새 내 마음속에는 친구의 절실한 이야기가 담긴다.
옆집에 이사 온 새 친구가 단짝이 되기까지 많은 시간을 보내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것과 같이, 우리에게 이런 소리를 남긴 작곡가들과 친해지기 위해서도 시간이 걸린다.
꼭 여러 분들께 권해 드리고 싶다.
살면서 한번쯤은, 한명의 작곡가와 친구가 되어서, 그의 감정들을 온전히 이해하고, 그와 우정을 쌓아나가기를.
클래식 음악이란 무엇보다 영혼의 여행이다.
* 첼리스트 장한나의 컬럼입니다.
조간신문에서 읽다가 젊은 음악가의 글이라기엔 너무 사유의 폭이 깊어
놀랍기도 하고 , 글을 읽듯이 음악을 읽는 방법을 세세히 쓴 것이 좋아 퍼왔습니다.
그녀는 하버드 대 철학과에 재학중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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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글을 클맄하세요.
명옥아~작년 가을 바로 이 음악회를 친지의 초청으로 갔었어.
어찌 음악에 대해 너보다 더 잘알 수 있겠니?
특별히
3:00 - 5:00
장 한나는 그가 좋아하는 첼로 콘체르토 RV 418 ?A 단조을 , 그 중에
2악장을?이런 단어들을 넣어 이야기 합니다.
"vivaciousness"
"drive forward"
and than
"sentimental"
" inwardness"
"pensive"
" melancholy"
"sea of fog"
"glacier"
"seagull"
"drifting around"......
바로크 음악을 들으며 별로 생각하지 않는 그런 언어 사용에
"감동" 이 갑니다.
경선 후배 탐구력에 도움이 좀 되려나 해서 ㅎㅎㅎㅎ
아 참!
첼로하면 장한나지?
점점 매력적인 아가씨로 되어가네.
국내사람들 생각만 했어.
근데 경선아 솔직히 말하면 난 음악에 대해 별로 아는 건 없어.
그냥 이 나이가 되고보니 겁없이 자기 생각을 피력하는거지.
집안일 하다가도 갑자기 피아노 치고 싶은 마음이 들면 만사 재치고 연습하고
텔레비에서 음악회 하면 그거 보고 하니까
공부할 시간도 없더라구. ㅎㅎㅎ
내 피아노는 항상 더러워.
잘못 닦으면 미끄러워지니까 그냥 놔 두거든.
언젠가 아래층 형님이 올라와서는 허락도 없이 막 피아노를 쳤는데(소나티네정도 치는 분이야)
글쎄 그 분이 손에 핸드 크림 바르고 친 거 있지?
그 다음부터는 남에게는 절대 개봉 안시킨다. 고물이라도.
같은 클래식음악을 한다고해도 각자의 역할이라는 게 있는 것 같아.
예를 들어 대학 강단에 서는 교수라면 대중의 입맛을 고려하기보다는
끊임없이 연구하는 자세로 수많은 고전과 함께 신곡발굴에도 힘써야 하겠지.
근데 그러다보면 전공하는 학생들은 확고한 자기철학이 없을 때이므로 시야가 좁아져서 편견에 빠지기도 하고
오로지 일류만이 가치있는 것으로 보여서 좌절하기도 하고 그래.
내가 바로 그런 케이스였어.
적어도 그런학생들은 상위권에 속한 사람들이긴 하지만!
암튼 내 생각은 음악은 아름다워야 하고 편안해야하고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열린 가슴이 필수라는거고
수인이가 강조한 "감동"을 줘야하지.
근데 경선이는 정말 부럽게 사는구나.
항상 문화 속에 묻혀 사는 것 같아.!
첼리스트 장한나는,
자기 분야에서 우뚝 서 있으면서도 겸손하여 칭찬을 많이 받는 것 같아.
전에 한나의 수필을 읽고 놀란적이 있지.
명옥아 음악 뿐 아니라
모든 예술이 그래야 한다고 생각 해.
그 안에서 나름 카타르시스를 느낀다면
예술이 성취 된 거라 생각해.
명옥이 말처럼, 열린 가슴이 그 무엇 보다 먼저이어야 겟지.
명옥이도 늘 음악과 피아노와 함께하는 문화인!!
게다가 살림도 야무지게 하는 것 같더라.
실상을 못보고 글로만 보니까 그렇게 느끼지.
이러다가 공연히 여러 사람 실망 시킬까봐 누구 초대도 못하겠다 ㅎㅎㅎ
오늘 찬양 예배 무사히 마쳤고 난 다음주부터 9월의 첫째주까지 좀 쉬기로 했어.
체력이 딸리는데 더우니까 바쁘다는 게 짜증도 나고 좀 충전의 시간도 필요해서.................................
부모님 다 편찮으신데 수요일은 빼고 가보려니 이래 저래 걸리고...........................
가능하면 그만두고 싶다고 했더니 놀라서 그냥 푹 쉬란다.
교회에서는 친구들에게 하듯 안하고 꾹꾹 참고 지냈더니 처음에는 고마워하다가 점점
무례해지는 부분들이 보이더라구.
최근 들어 연습시간에 짜증 잘 내는 우리 지휘자에게 맞받아서 왕짜증 부렸더니 놀라서 아주 상냥해졌어.ㅎㅎㅎ
오늘 예배에 들어가기 전에 지휘자 왈!
"여러분 행복한 얼굴로 들어 가세요! 그러더니 "하긴 제가 좀 행복하지 못하게 해 드렸지요? "
그래서 내가 "알긴 아네" 그러고 다같이 웃었다.
눈치는 9단이라서.
경선아. 첼리스트가 쓴 글 같은데?
양성원이나 조영창?
얼마 전에 양성원이 "어느 특별한 외출" 인가하는 프로에 나와서 연주도 하고 이야기도 하고 그랬는데 인상적이었어.
아버지가 양해엽선생님이라고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였지.
장남은 바이올린 하고 차남은 첼로 하더라.
조영창도 아버지가 음악가고 삼남매가 조 트리오 하쟎니?
가문의 영광이란 게 우스개소리는 아닌 것 같아.
어머니뱃속에서부터 음악 속에서 태어난 사람들의 남다름은
기를 쓰고 연습벌레가 되어도 도저히 따라잡을 수없는 그 무엇이 있지.
정명훈도 자기가 막내였기때문에 지금의 자신이 있을 수 잇었다고 그러더라.
내가 항상 말하고 싶은 이야기가 그대로 있네.
음악은 그걸 연구하는 사람들에게는 학문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그 이전에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감성을 일깨우는 삶의 일부분이 아닐까 싶어.
그러니까 음악학과 음악은 구분되야하겠지?
그런 의미에서 연주자는 일단 감동을 줘야한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 공부하다보면
그야말로 잎사귀하나에 신경 쓰느라 숲을 놓칠 때가 많더라.
물론 가장 작은 잎을 소홀히하면 그 숲도 일류가 될수는 없지만.
어려운 펫세지를 완벽하게 해보려다 전체적인 흐름을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거든.
학교나 콩쿨에서는 고걸 잘해야 가산점을 주니까 어쩔 수 없긴 한데 그게 두고두고 멍에가 되더라구.
모든 게 다 그렇지만 음악에서 벼락치기공부는 정말 지양해야할 것 같다.
짧은 시간이라도 자주 여러 번 그 곡과 만나서 친숙해져야 제대로 된 음악이 나올 수 있지.
이 분의 감상법이 완전 나와 같네.
나도 하는 일도 없으면서 따로 음악 들을 시간이 없어서 CD틀어놓고 자는 날이 많거든.
그러다보면 뒷부분은 항상 낯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