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까지 제출해야하는 것이 있어 요즘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서 정리하고 타자를 칩니다.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면 눈이 침침해지고 집중력도 떨어지고 오타는 자꾸 나고 진도가 나가지를 않는군요.
그래서 여담하나 할까 해요.

제가 인일 홈페이지 운영 할 때 저의 능력을 어여삐 보신  선배님의 소개로
서울 모단체의 인터넷 홍보물 제작담당을 3년간 주기적으로  해오고 있습니다.
한 달에 1번 꼴로 행사장에가서 영상, 사진 기록물을 만들어야 합니다.
내노라하는 사람들이 연사로 나오니 처음엔 약간 긴장이 되어 연사가 말하는 내용이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습니다만
이제는 긴장감보다는 그 사람들이 말하는 내용에 대해 영양분을 많이 취한다고나 할까요.
개미 쳇바퀴 돌듯한 생활과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뭔가 시야가 넓어지는 그런 느낌에 열심히 참여한 지 3년입니다.

참여자가 주로 교수들이 많다보니 자연스럽게 친분도 생기더군요
가지를 쳐서 그동안 각 대학 다른 행사에 참여했던 기회도 더러 있었습니다.
대학 다닐 때 가보지 못했던, 중앙대, 조선대, 서울대 호암교수회관 등도 신바람나게 젊은 기분으로 다녀봤지요.
제가 촬영한 사진은 신문사로 보내져 인터넷을 검색하면  간간히 볼 수있답니다.

그간의 연사를 보면 대부분 신문이나 텔레비젼에서나 보던 사람들이죠
한국 첫 우주인 이소연, 정치인 전여옥, 오세훈 서울시장, 홍석우 중소기업청장, 처음처럼의 신영복교수 등등
마치 학생들이 연예인 보러 가면서 흥분과 기대감에 쌓이듯 저도 그런 느낌이 전혀 없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언제 제가 그런 사람들을 개인적으로 보겠습니까~^^

지난 주 연사는 그 유명한 정몽준의원이었답니다.
저하고는 상관이 없는 분이지만 정치에 뜻을 둔 많은 사람들이 그 분 가까이 가보고자 참석을 했습니다.
연사 바로 코앞에서 촬영을 하면 연사는 물끄러미 저를 쳐다봅니다.

" 이 아줌마 나이도 많은 것같은데 용감하네?" 그럴까요?
" 참 희얀한 아줌마 다 보겠네 " 그럴까요?

가끔은 내 나이 정도면 저 연단에 앉은 사람의 지위는 되었어야지 이게 몬가 하는 컴플렉스가 머리를 때립니다.
연사의 유명도에 따라 촬영나온 신문사 촬영팀이 많고,그 들이 소유한 고가의 카메라로 따따따따따따 연사 때리는 소리에
기가 죽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그러나 이내 생각을 바꾸어 청년실업이 급증하고 노령자의 일자리가 부족한 시대에
나에게 이러한 기회는 복이지 복이야 하며
상대방이 무슨 생각을 하든지 말든지 카메라 연사 따발총 소리에 상관없이  저는 제 역할을 열심히 합니다.
저는 원래 대중 앞에서  소극적 성격인데 이러한 일들을 하면서 많이 용감해졌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런데 가장 고역인 행사가 어떤 행사인지 아십니까?
영어로 하루 종일 진행되는 국제 세미나입니다.
무슨 소리인지 하나도 못 알아 들어요. 영상 촬영 당담 감독 또한 편집 시에 고역이라 합니다.

포럼의 주제 가운데 항상 논의가 되는 것이 여성의 사회 진출 시에 육아문제더군요.
저도 딸이 있고, 우리선배님들도 직장 다니는 딸, 며느리 때문에 손주 보느라 애쓰시는 것을 잘 알기에
정말 육아문제가 심각한 국가적 문제라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여성이 아무리 석사, 박사 유학을 다녀와도 육아문제가 해결이 안 되면 직장생활이 곤란한 것이 한국 현실이거든요.
결혼, 출산은 안 해도 직업은 가지려고 하는 것이 고학력 여성들의 생각이므로
한국 인구가 몇 십 년 후 걱정이 안 될 수 없습니다.

최근에 등장하는 이슈는 퇴직한 전문 인력의 재활용에 대한 문제였습니다.
저도 이 부분에 상당히 관심이 많습니다.
수명은 늘어나고 일하고 싶어 하는 노령인구는 늘어나나  일자리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 논제에 대해 사람들이 많이 건의를 하는 것을 보았답니다.
나이 70까지는 일을 하고 싶은데 주변 여건이 맞아떨어져야겠죠.

이야기를 다시 정몽준 의원 쪽으로 돌려봅니다.
그 분의 일거수일투족을 보며 왜 많은 사람들이 정치인이 되려고 하는지 짐작을 해보았습니다.
연사가 행사시간에 맞추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연사의 다른 일정에 맞추어 행사가 진행이 되어진다는 것입니다.

서둘러 자리를 뜨는 정의원 곁에 있다가 엉겹결에 악수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 옆의 다른 의원이 사진도 찍어주겠다고 해서 둘이 사진도 찍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그 분과 둘이 사진을 찍으려고 줄을 서는데 저는 완전 횡재인가요?
기분이 좋은 것도 아니지만  나쁘지는 않았죠 아직 사진은 받지 못햇지만 .
키도 훤칠하고 인물도 훤하고  손 한번 잡으니 웬지 생각이 조금 달라지더군요

정몽준의원의 정치적 사상이나 신념 및  주관은 잘 모릅니다
단지 손 한번 잡았다는 이유로 약간의 관심을 가지게 되고 +1점 했다는 것입니다.
그러한 정치학적 사람의 심리를 간파해서 정치인들이 지문이 닳도록 가는 곳마다 악수를 하나봅니다

촬영 감독님 말씀이 " 손을 붕대로 칭칭 감으라, 대통령이 될지도 모르는 분이니 " 하고 농담을 하더군요.
그런데 집에 귀가하자마자 습관처럼 손을 비누로 뽀독뽀독 닦고 말았으니 어쩝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