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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3월말 예정으로 있던 우리 큰 며느리가 벌써 아기를 낳았단다.^^
이미 알고 있는대로 손녀인데 한달이나 미리 낳은거지.
아기는 2.5kg으로 다행히 건강하다는구나.
처음에 양수가 터져 병원으로 가는중이란 전화를 받고 얼마나 마음을 조였는지 몰라.
씨 쎅션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해서 그저 기도만 하면서 초조히 소식을 가다렸지.
근데 3시간 반의 진통만에 순산을 했다지뭐니. 얼마나 감사한지 눈물이 다 나더라!
우리 아들도 전화하면서 감사해서 울더구나.
이일이 이곳 시간으로 새벽 두,세시 경에 일어난 일이라
우리 내외는 가슴이 다 두근거리고 흥분이 돼서 잠도 제대로 못잤어.^^

아기가 아빠인 목사님이 설교를 하는 예배중에 나오지 않고 
주일을 잘 지내고 난 다음날 목사 부부가 교회적으로 쉬는 날에, 오전 11시쯤 늦으막히
그런 증세가 일어나서 병원으로 달려간건데 오후 2시쯤 의사가 진통을 시작케 한뒤 그날 오후 5시30분에 세상에 나왔댄다.
아직 아기 위치가 위쪽에 있고 상태도 아직 문이 열리지 않은 상황이라 어쩜 하루를 넘길지도 모른다더니
세상에 이렇게 순산을 했으니, 두번째 아이라도 아마 그리 쉽게 낳을수는 없을거다.
우리 가정에 들어와 이렇게 예쁜딸을 순산해준 우리 며느리가 난 너무도 사랑스러워 죽을맛이구나.

더 재미있는 사실은 아기가 태어난 날이 3월2일, 바로 우리 친정 어머니가 소천하신 날이야.
우리 큰 아들 말이, "할머니가 하늘나라 가신날 엄마가 할머니 되셨네요." 하더라.
또 내가 지난날 미국을 처음올때 아직도 젖을  떼지 못했던 우리 큰아이 데이빗을 어머니께 맡긴채 한국을 떠나야 했는데.
떠날때 내가 둘째를 가져서 거의 만삭이었어.
아무 연고자도 없는 미국에 큰아이 까지 데리고 갔다가 생활을 감당못할까봐 참으로 모질게
울며불며 첫아이의 모정을 떼고 떠나야 했었단다.
그동안 외딸인 나만을 바라보고 살던 우리 어머니는 아직도 젖을 떼지 못한 내 아이를 그저 딸을 본듯 보면서
얼마나 지극정성으로 돌보아 주셨는지!  그후 3년반만에 우린 미국에서 재회를 하게된거지.

그런 연유가 있어서 할머니가 돌아가신날 아기가 태어난 일은 우리 큰 아이에게도 큰 의미를 안겨 주었을거야.
자신을 그토록 애지중지 키워주며 사랑해 주신 할머니를 영원히 잊지 말라고 아주 할머니의 Memorial Day 에 맞추어
그것도 예정일을 한달이나 앞서서 태어난거랜다.
아마도 할머니가 예수님께 그리 부탁 하셨나보다고 우리 식구들도 함께 웃으면서  다시한번 지난 2000년도에 떠나신 
할머니의 사랑과 고마움을 새삼 돌아보며 추억하는 시간도 가졌단다. 

우리 아기 이름은 은비라고 지어 주었어. 황은비! 어떠니? 이름 이쁘지?^^
영어이름은 큰 아들 내외가 지었는데 Elizabeth 라고 풍성한 약속이란 의미가 들어 있다는군.
그래서 우리도 그런 의미를 담아서 
은혜의 약속으로 준비된 생명이란 뜻으로 은비라고 해 주었지.
또 모든 계절의 아름다운 열매들은 때에 맞는 이른비와 늦은비가 있어야 하니
우리 아기는 모든이에게 꼭 필요한 이른비와 늦은비와 같은 존재가 되어 살라고 은혜의 단비라는 의미도 담아
지어주고 나니
내가 이름을 지어 주고도 어찌나 그 이름이 사랑스러운지 모르겠구나.^^
우리 아들내외도 silver rain 같단 느낌도 들어서 아주 예쁜 이름이라며 너무 좋아했어.

한가지 아쉽고 섭섭한 것은,
내가 한국에 있게되는 바람에 또 이번 오는 4월중순이 예정인 우리 둘째네 아기를 그때 맞추어 가볼수가 없어서
우리 큰아이네 아기 낳을때만 이라도 내가 꼭 함께 있어서 첫 손녀를 받아 안아보는 기쁨을 갖고 싶었는데 그렇게 할수 없게 된거지.
이곳에서 몇몇 목사님들 내외가 매주 함께 모여 기도하는 모임이 있는데 마침 우리 아들네 병원 갈때가 
바로 우리가 모여 함께 기도하는 때였어.그래서 병원 간다는 전화를 받고 모두 함께 기도들을 해주셨지.
근데 그렇게 섭섭해 하는 나를 위로해 주시는 말들이 너무 재미 있었단다.
그 손녀딸이 아주 예의가 바른 손녀인것 같다며 할머니가 먼저와서 자기를 기다리게 해드리지 않고
먼저 세상에 나와 한국으로 오시는 할머니를 맞이 하려는 아주 귀한 손녀딸이 아니냔다. 정말 말 되는 얘기같지?ㅎㅎㅎ

그동안 우리 둘째네가 큰 아이네와 산달예정이 겨우 2주상관이었는데 아마도 이번에 우리 큰 손녀가 확실히 언니 노릇 하려고
한달이라도 먼저 나온것 같다며 우린 이런저런 말도 되지 않는 이유를 붙여가며 함께 웃었단다.

나의 이 긴 얘기, 정말 너희들에겐 아무 흥미도 없을 얘기들 이겠지만 난 그저 스스로 큰 위로를 받으며 지금껏 이 긴글을 담았단다.
이제 한국 나가면 더 이상 늘어놓을 얘기가 없을 것 같다.
아니, 그래도 모르지. 또 못말릴정도로 주책을 부리게 될찌도 몰라.ㅎㅎㅎ

아무튼 끝까지 읽어준 친구들아, 참으로 고맙다. 웬지 이젠 마음이 시원한 느낌이야!^^
그럼 이제 우리 한국에서 만나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