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치앞도 모르는 것이 우리네 인생사라지만
신나게 차차차 리듬에 맞춰
그동안 컴교실에서 갈고 닦은 춤 솜씨에 도취되어 흔들며
즐거운 여흥의 시간을 갖고있을 즈음
언제 부터인지 모르지만
우리가게에는 주인 기다리다 치친 분풀이인지
물난리 나는 심통을 부리고 있었다.

다리 성할때
원없이 다녀보자는 나의 심사는
예전 부터 있었지만
요것은 마음 만으로는 실행될수 있는 사항이 아닌지라
늘 상상의 나래로 지난 날의 추억을 더듬으며
갈증을 느끼고 있었는데
시절 인연이 닿아
맘 맞는 동문들과 엮어져서
여행 다니기 시작하여
인생의 즐거움에 접목하기 시작한것이
지난 여름 야생화 흐드러지게 핀 곰배령 산행으로 시작되었다.

눈 앞에 어른 거리는 산야와
굽이 휘도는 은빛강물
보석 깔아 놓은 듯한 에메랄드빛 바다가
보고픔에 허기질만 하면
어김없이 짜위되어
훌쩍 집 떠나는
해방감이 주는 기쁨을 즐기며
행복 만들기 작업에 열중하며 지내면서
기회는 스스로 만들어 가는 자만의 몫 인것이라
늘 능동적인 생활 태도를 갖어야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된 즈음

그런데 세상사라는 것이
요렇게 내 의지대로 맘대로 되는것이라면
무슨 걱정이 있겠는가?

느닺없이 찾아오는 불청객 같은 사건들이
당황하게도 하고 놀라움이 지나쳐 황당하게도 하지만
고통과 슬픔이 동반된다면

참으로 겪고 나가기가 곤혹스러워지기 때문에
우리는 이런 우연을 만나기를 아주 꺼려하게된다.

그런데
남녁에서 동장군이 기승 부리는 줄도 모르고
룰루랄라
자연과 합일되는 즐거움속에 시간 가는지 오는지
그리고도 여행후 바로 집으로도 향하지 않고
볼 일 핑계삼아
작은어머니네로 딸네로
그리고 모임 참석으로
간만에 일터로 나가보니
때 아니게 여름 장마철에 홍수진것도 아닌데
우리가게는 물바다
수도 파이프가 얼어 터진 이유는 긴시간 가게를 비운탓이다.

놀란 가슴에 이것저것 가릴것없이 온갖 그릇 걸레 다 동원하여
물난리 막기에 급급했는데
때마침 찾아 온 안나씨까지 혼신을 다 했는데도
역부족
수도사업소 직원들이 나와서 고쳐 준 후에야
겨우 진정되었는데
오늘도 아직 천정에서는 물방울이 떨어지고있으니
당분간은 흥부네 집 신세를 면하기 여러울것 같다.

어제 너무 몸고생한 탓에
온몸이 욱신욱신
걱정은 되지만 이른 아침에 가게로 나가 볼 계획은 늦추면서
아점심으로 이른 점심을 해결하고
가게 나가보니
연로하셔서 지팡이에 의지해 겨우 걸으시는 현애 엄마가
딸 친구가 염려 되서 일부러 일찌감치 나오셔서
앞가게 이불가게 아줌마와 걱정을 하고  계시니
주객이 전도되도 이만 저만이 아닌것이다.


"아가~~~
얼마나 놀랐누?
몸은 어쪄누?  몸살은 안낳니?"

어제 물난리통에 걸레가 부족하여
현애엄마가 하시는 화실의 그림물감 닦는 걸레를 대거 동원 한지라
늦은밤 걱정되셔서 오고싶었지만
길이 어두어 못오시고
아침나절에 도저히 앉아계실수만은 없어서 행장차리고 오신 그분의
마음속엔 분명 천사가 자리잡고 있는 모양이다.
정 걱정되시면 전화루 안부를 물으셔도 될텐데.......

안스러워 하시는 눈빛엔 눈물이 그렁그렁하시며
그럭저럭 수습된 물 난리에 안도 하시는 모습에서
인간의 한없는 사랑과 자비를 느낄수가 있었다.

난 마음의 전율이 일어나며
감정이 용해되어
가슴이 한없이 따스해지면서
마음속엔 뜨거운 감격의 눈물이 용솟음 침을 느낄수 있었다.

점심식사 대접도 뿌리치시고
한사코 집으로 가시겠다는 고집은
이미 한상 차려 놓고 기다리는 천사표 며느리의 성의를
곱게 받아들이시는
사랑의 표현임을 감지하곤
건널목까지 부축해 드리면서
한없이 가벼워져 사그라진 육신속에 청정히 간직하고 계신 삭지않는 사랑의 영원함을 읽으며
내 눈에 방울 방울 고이는 눈물을 감추면서
사랑이란 보이지 않는 강력한 최류탄이란 생각이 문뜩 떠올랐다.

오늘 진종일 천정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을 바라보며
사랑이란 마음으로부터 흐르는 눈물! 따스한 눈물!임을 묵상하면서
내맘속에 옹달샘처럼 솟아나는
사랑이란 이름의 눈물이 마르지 않기를 소원해본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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