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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스톤의 겨울은 정말 겨울맛이 난다.
   비행기가 착륙하는 창밖으로는 언제 눈이
   얼마나 많이 내렸는지 엄청난 높이의 눈이 활주로가에
   색이 더렵혀진채 쌓여있다.
   나와 하바드대와의 인연은 오랜 12년 전부터 이어지고 있다.
   12년 전 우리 부부는 어린 둘째딸을 하바드 기숙사에 내려놓고
   하룻밤도 못 지내고 돌아가면서 장장 4시간을 눈이 퉁퉁 붓도록
   울고 또 울고 비행기를 타고 돌아왔었다.
   그 당시 나는 이민목회의 매서운 강풍을 허허벌판 사막 한가운데서
   평생처음 어떤 기교나 술수도 모른채 대책없이 맞고 서있을 때였다.
   그때 사진속의 시계탑 밑에서 나는 얼마나 나약하고 도움이 못되는
   부모인가를 질책하며 좌절하고 있었다.
   그런 중에도 딸은 학교내의 기숙사 청소며 가르치는 일이며 몇개의 일을
   항상 긍정적으로 해가며 주님의 은혜로 우등상을 받고 졸업을 했다.
   그날 나는 또 그 시계탑 밑에서 주체가 어려운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렇게 이제 그만 그 시계탑과의 인연은 끝인 줄 알았다.
   헌데 듀크를 졸업한 큰딸이 보스톤으로 법대를 온 것이었다.
   마침 우리도 안식년을 맞아 1년을 쉬면서 보스톤에 머물게 되었는데
   또 그 시계탑을 지나며 미래의 갈길을 결정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아예 큰딸이 사는 집 층마다 창에서 시계탑이 보인다.
   나는 내 가는길의 어려운 고비마다 기도했다.  모든 억울하고 힘든 주의 일은
   변명없이 내가 짊어지겠으니 아이들에게 복 주시옵소서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