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숲이 유명한 담양에 자리 잡고 있는 소쇄원은 조선시대 정원의 백미라 일컬어질 만큼 단아하고 빼어난 멋을 지니고 있는 곳이다. 조선시대 문인 양산보가 지은 이곳의 주된 용도는 별서정원. 산수가 좋은 곳에 마련된 주거공간이라는 뜻으로, 요즘으로 따지자면 별장에 해당된다.
대잎에 지나치는 바람소리가 시원하게 들리는 이 정자를 찾으면 조선시대 문인들이 이곳에서 시를 지으며 읊었던 풍류가 온몸으로 느껴지는 듯하다. 양산보는 이곳을 매우 아껴 마지막 유언으로 ‘절대로 남에게 팔지 말 것이며, 하나도 성함이 없게 할 것이며, 어리석은 후손에게는 물려주지도 말라’고 했을 정도. 또한 돌과 담장, 나무 하나하나에도 전부 이름을 붙이고 불렀다고 한다. 지금도 이곳을 찾으면 사물마다 붙어있는 이름들을 볼 수 있다.
전체 정자를 둘러보는데 20분 정도 걸릴 만큼 규모는 작은 편이지만 보는 각도에 따라서 달라지는 정자와 오밀조밀하게 모여 있는 대자연의 모습은 이 안에 자연이 다 들어있는 것 같은 느낌을 선사한다.

소쇄원은 <스캔들> <대장금> <다모> 등 많은 영화와 드라마의 촬영지로 애용이 되었다. <스캔들>에서 조원(배용준 분)이 속적삼만을 입은 기생(고서령 분)을 그리는 장면은 소쇄원의 건물 중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제월당에서 촬영했다. ‘비 갠 뒤 하늘의 상쾌한 달’이라는 이름의 제월당은 다른 건물보다 마루가 한 자나 높아 마루에 앉으면 흙담 아래로 흐르는 계류와 나무로 우거진 소쇄원의 전경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제월당과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광풍각은 소쇄원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는 정자로, 마치 한 폭의 수묵화를 보는 듯하다.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