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봄날 게시판에서 초고를 쓴 것으로 여사모님들과 추억도 공유하고 여행기록도 남기고자 옮겨다 놓습니다. )

어이없이 요절한 사내, 푸쉬킨 ( 모스크바 여행기 )


2008년 7월 9일 수요일.
인천공항에서 오후 2시 20분발 대한항공 여객기를 타고 모스크바로 향했다.
오랫동안 벼르고 별러서 러시아와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를 돌아오는 여행을 떠나는 길.
막연히 상상만 해 오던 러시아 대륙과 북구의 풍광을 볼 생각에 가는 내내 가슴이 뛰었다.
꿈은 이루어지기 위헤 꾸는 것인 모양이다.


가는 비행기 안에서 영화를 세 편 보았다.
< 우리 생애 최고의 날 >과  < 버킷 리스트 >와  < 천일의 스캔들 >을 보았는데
그 중에도 버킷리스트가 제일 마음에 남았다.

버킷 리스트란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일을 생각이 날 때마다 적어서 버킷(깡통?)에 담아 두었다가
리스트로 만들어서 시행 가능한 일부터 하나씩 행하고 지워가는 것을 뜻하는데
이번 여행이 내 버킷 리스트 중의 하나임에 틀림이 없다

해가 지지 않는 백야의 밤과
광활한 러시아 대륙을 뒤덮고 있는 자작나무 숲과
러시아 제국의 흥망성쇠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숱한 유적들과
대문호 톨스토이가 보고 느꼈을 모든 풍광들을
나도 죽기 전에 꼭 한번 가서 내 눈으로 보고 느끼고 싶었으니 말이다.

- 그래, 이번 여행길에 내 생애 최고의 날을 만들어 보자꾸나.
이번 길에 내 버킷 리스트에 쓰인 것 중 여러개를 지울 수 있게 되면 더없이 좋은 일이고....

드디어 비행기가 모스크바에 내렸다.
도시 규모에 걸맞지 않게 작고 초라한 공항을 빠져 나오는데 수속이 복잡했다.
마치 우리나라 간이역 같은 분위기에 공안경찰 같은 직원들의 무표정한 손놀림이 무척 더디다.
공산주의 사회에 길들여진 사람들의 수동적인 모습이라고나 할까.

떠날 때 한국의 날씨는 연일 30도를 웃돌며 열대야 현상까지 겹쳐서
찜통 더위라고 했는데 모스크바는 쾌적하게 서늘하다.
도무지 시간을 가늠할 수 없는 흐린 날씨에 낯 선 문자들이 빼곡한 간판들.
여기가 내 상상 속에서 여러 모습으로 그려보던 동토의 나라, 러시아가 분명하다.

자 ~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여행의 시작이다.
열심히 보고, 느끼고, 기억하고, 매 순간을 맘껏 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