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집회가 끝나고 숙소인 목사님 댁으로 돌아온 시간은 자정이 다 되고 있었다.

저녁 8시 부터 12시 까지 말씀과 간증과 기도로 보낸 시간이지만 조금도 피곤 하지 않았다.

그것은 아마  생을 포기하고 절망하던 폐암 말기 암환자 임주빈님이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체험하여 절망이 천국 소망으로 바뀌는 장면을 보게 된 때문이리라.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기만 하면

말기 암환자도 그 입술에서 감사와 찬양이 흘러나올 수 있으니

이 놀라운 은혜를 어찌 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나는 이번 미국 집회를 위해서 길을 떠나면서

주님께 이렇게 기도했다.

"주님! 이번 미국 집회를 다녀오면 무조건 말기 암환자 무료 요양소를 시작하겠습니다.

요양소 건물이 없으면 어떻습니까

천막이라도 치고 하겠습니다."



지난 12월 미국 집회에 다녀오면서 노숙자 무료 급식에 대한

뜨거운 열망이 솟아오르더니

20일 후인 1월 10일 부터 서울역 노숙자를 섬길 수 있도록

주님께서 허락하셨다.

처음에는 20-30명에게 무료 급식을 줄 수 있게 하시더니

3개월이 지나는 동안 이젠 500명에게 무료 급식을 할 수 있도록 주님께서 인도하셨다.



노숙자 사역에서 체험한 열기로 봐서

말기 암환자에 대한 뜨거운 열망이

한 달 안에 그 꽃망울을 터뜨릴 것 같았다.

그 설레임이 자정이 다 된 시간까지 밀려온 피로를 느끼지 못하게 하였다.



목사님 댁에 들어서자마자 밖에서 지키고 있던

어떤 집사님 부부가 우리를 따라 들어왔다.

그 집사님은 오늘 말씀에 큰 은혜를 받았다고 울먹였다.

그리고 그 집사님은 담임 목사님이신 나구용 목사님 앞에

무릎을 꿇고 이렇게 서원을 했다.

"목사님! 제가 오늘 반지 하나를 사서 이렇게 손가락에 끼었습니다

이것은 하나님과 서원한 것을 혹시 잊어 버릴까봐 약속의 증표로 낀 것입니다.

저는 내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이 약속을 지키겠습니다.

그리고 하나님 아버지께서 저를 부르시는 그 날에는

이 반지를 제 아들에게 주어 자손 대대로 약속을 나의 약속을 지키게 하겠습니다.

그 약속은 십의 이조를 하는 것입니다.

십일조는 저의 교회인 뉴저지 연합 교회에 내고

십일조는 거리선교회에서 하시는 하나님의 선한 사역에 쓰겠습니다.

목사님이 나의 약속의 증인이 되 주시고

저의 결심을 허락해 주시겠습니까?"



나목사님은 그 분 특유의 호탕한 웃음을 더욱 크게 웃으시며

"그~럼 허락하고 말고요."

담임 목사님의 허락이 떨어지자 그는

이번 십일조를 미리 준비하여 왔다고 탁자 위에 올려 놓았다.



나 목사님은 귀한 주님의 일꾼들이 헌신한 헌금을 선뜻  내어 주셨다.



그 이튿날 저녁 집회는

뉴저지 연합 교회의 사순절 마지막 집회였고 성도들은 정성껏 헌금을 했다.

봉헌 기도를 마친 목사님은

"이 헌금은 유정옥 사모님이 일하시고 있는

거리 선교회의 주님의 선한 사역에 전액 다 드리기로 결정했습니다!"



"아멘! 아멘!"



성도님들은 성전이 떠나가도록 큰 소리로 화답했다.



나의 가슴에서는 뜨거운 눈물이 강이 되어 흘러 내리고 있었다.

"주님! 감사합니다.

무서운 병에 두려워 떨며 약도 변변히 쓰지 못하고

가난한 생계때문에 가족들의 간호를 받을 수 없는 채로 버려진

수많은 말기 암환자들을 이제 드디어 섬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거리 선교회에게 노숙자 뿐만 아니라

말기 암환자도 맡기워 주심을 감사합니다!"



나는  한국에 돌아 간 후

주님께서 지체하지 않고 곧바로 이루실 말기 암환자 무료 요양소에서

이미 행복한 땀을 흘리며 일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