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님 소천하셨어요!

아름다우신 분!
언제나 미소를 띄고 계시던 시어머님!

결혼 사진에는 영국 공주처럼 예쁘셨는데
워낙 미인이셔서인지 연세가 드신 후에도 곱게 늙으셨지요

처음 뉴질랜드에 와서 뭐가 뭔지 아무것도 모를 때
영어도 서툴러서 의사소통도 쉽지 않았던 시절
시어머님은 언제나 내 말에 장단을 맞추어 주셨는데
나중에 시 아버님이 며느리가 뭐라고 하냐고 물으시니까
" I dont know ! " 하셨어요.
그때서야 내가 하는 영어를 다 이해하시지 못하시는 걸 알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기죽지 않게 하시려고 내 말에 끄덕끄덕 하시며
웃기도 하시고 연신 이해하시려 애를 쓰셨지요
그리고 그 분은 언제나 내편이셨어요

Luke 을 임신하고 7개월 되었을 때 시어머님댁에 갔는데
차에서 내려서 집까지 가는 약간 넓은 잔디밭에 내 발이 젖을까봐
얼른 장화를 들고 내려오셔서 차 문을 여시고 내게 신기셨어요
내가 송구스러워서 제가 신겠다고 하니까 배가 불러서 힘들다고 하면서
굳이 쭈그리고 앉으셔서 내 발에 장화를 신기시던 시어머님!

아프리카로 선교하러 간다 할 때 이미 파킨슨이라는 병을 앓고 계셨는데
하나님 일하기 위해서 어디든 가야 하지 않겠냐 하시며
붙잡지 않으시고 기쁨으로 보내주셨던 분!

10년 아프리카 삶 중에 두번이나 남편이 시어머님 위독하시다 하여 뉴질랜드로 불려갔고
그 분이 이제까지 살아계셔서 돌아가시기 전에
다 성장한 우리 자녀들을 보실 수 있어서 참으로 감사합니다

제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시어머님이 가신 후였는데
너무도 조용히 편안히 가셨답니다

어제 장례식을 치뤘습니다
피아노 선생님이셨던 시어머님이 원하셨던 찬송가들을 며느리인 제가 반주를 했고
형제들의 요청으로 오신실하신 주를 특송했습니다

시어머님의 성함 약자도 M Turner 이셨고 저도 M Turner 입니다
그 분도 피아노 선생님이셨고 저도 피아노를 가르쳤지요
장례식 후에 시어머님이 사시던 형님네 농장에 가서 식구들이 모두 함께 했습니다

저녁에 바베큐를 준비하는 동안 저는 시어머님 집에 가서 쓰시던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어요
'에덴의 동산이 저물어 가는구나', '아늑한 산골짝 작은 집에', '옛날에 금잔디 동산에' 등
얼마를 쳤을까 밖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났고
세아들이 피아노 치는 곳으로 들어와서 서로 부등켜 안고 울지 않겠어요!
시어머님이 편찮으시기 전에 늘 치시던 피아노 소리!
10년이 넘도록 듣지 못하던 피아노 소리를 들으며 저들은 저를 안아주며 감사했습니다
저들 형제에게 너무도 큰 축복이 되었다 합니다

본인의 믿음대로 그 분은 천국에 가셨습니다
장례를 집례하던 목사님께서 어머니를 다시 보고 싶은 사람은
예수 잘 믿고 죽으면 다시 만날테니 열심히 예수믿으라 하시대요

예수를 부인하는 다른 형제들도 이기회에 주님 앞으로 돌아오길 기도합니다
우리네 삶의 시작부터 끝날까지 당신의 뜻대로 이루어 가시는 그 분!

우리 주 하나님 아버지를 찬송하고 또 찬송합니다!
할렐루야!
카페 이름 : 이미경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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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소개 : 거리의 버려진 아이들에게 주님의 사랑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