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어머니가 시신을 기증한 연세대학교의 납골당 ‘푸른 사랑 한우리’에서 7주년 추도예배를 드렸습니다. 예배 중에 남편인 원목사가 할머니의 추억을 하나씩 말해보라고 하였을 때 어머니가 사랑으로 돌보던 손자손녀 일곱 명은 모두 할머니와의 일화를 이야기하며 할머니의 사랑을 되새겼고 그 사이 장로님 가정에 시집을 가서 두 달 된 아기를 안고 온 장손녀는 결혼하고 아기를 낳으면서 더욱 할머니의 사랑을 깨닫게 된다는 철 든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막내딸이 사모가 된 것을 계기로 교회에 나온 친정어머니는 교인 두 명으로 시작한 교회의 개척과정을 지켜보면서 항상 교회와 우리 가정을 걱정하셨고[교회를 잘 모르던 어머니는 월요일 아침미다 전화를 해서 어제 손님은 몇 명 오고 부주[헌금]는 얼마 들어왔냐고 물으셔서 우리를 웃고 울게 하셨습니다 물론 나중에는 사위에게 세례도 받고 신실한 크리스챤이 되셨지만] 교회 짓는 것을 그렇게 소원하셨습니다. 무언가를 예감하신 듯 소천 하시기전 사위인 원목사에게 시신기증 의사를 몇 번이나 밝히시더니 교회가 땅을 사기 위한 40일 릴레이 금식기도 기간·중에 당뇨임에도 금식을 다 참여하시고 어버이 주일예배를 즐겁게 드린 후에 한 밤중에 갑작스럽게 별세하셨습니다. 추도예배 후 점심 식사 때 대표기도를 맡은 손자인 저희 아들은 할머니는 지금 이 땅에 계시지 않고 우리는 지금 이 땅에 있지만 할머니의 신앙과 사랑은 우리에게 전수되고 더욱 심화되어 우리 모두 믿음의 명문가문이 되게 해 주시라는 기도를 드렸습니다.
지난 오월 팔 일 새벽 두 시 경 목양실[목사의 회의실겸 상담실]에서는 심야 음악회가 열렸습니다.
연주자는 사랑니를 뺀 아픔을 이기기 위하여 얼음 주머니을 뺨에 대고 있는 아들 정하와 재수라는 긴 터널을 통과하여 음대에 합격한 딸 정인이었고 초대된 사람은 남편과 저 두 사람이었습니다..
철야기도 후에, 어버이날의 새벽에 맞춰서 부모를 위한 음악회를 열기 위하여 엄마 아빠를 기다렸던 아이들은 본당에서 내려오는 저희에게 직접 만든 너무도 예쁜 음악회 초대장과 팜프렛을 건네 주었고 엄마와 아빠 그리고 재정을 본 후 늦게 내려와서 우연히 참석하게 된 재무위원 두 명 이렇게 네 명의 청중 앞에서 연주복까지 갖추고 기타와 플룻으로 연주회를 시작하였습니다.
먼저 딸아이가, 목회자인 우리가 가장 좋아 하는 “주 예수보다 더 귀한 것은 없네”와 부모를 위하여 몰래 연습하여서 처음으로 연주하는 플륫곡 소나티네, 그리고 둘이서 ‘어버이의 크신 사랑’과 ‘사철에 봄바람 불어잇고“를 합주한 후 연주회를 끝냈습니다. 감추어 두었던 케익에 두 개의 촛불을 밝히고 엄마인 저에겐 따로 너무도 아름다운 노란 장미꽃다발을 안겨 주고 저들을 사랑과 기도로 잘 길러줘서 감사하며 부모의 얼굴을 빛내는 자녀들이 되겠다는 감사 편지를 읽어 주는 아들과 딸아이의 눈가에 잠깐 이슬이 비치는 것을 보며 가슴이 뭉클하였습니다. 우리들 부모님에 비하면 희생이라고 말 할만 한 것도 없이 제대로 챙겨주지도 못하고 자랐건만 부모님 은혜 감사하다고 마음 쓰는 아이들의 마음에 하나님의 사랑이 함께 하시는 것이 너무 감사하였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아는 자녀 그래서 부모에게 순종하는 자녀, 그리고 그 자녀에게 다시 감사하는 성숙한 부모가 있는 아름다운 가정을 이루어 이 땅에 천국을 이루는 것이 우리 교회의 또 하나의 목표가 될 것입니다.

2004-05-17 07:08:31 / 220.93.64.51
(13회 이평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