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는 부처님께서 깨달은 내면적, 정신적 체험에 의거한 종교체계로
오늘날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믿고 따르는 보편 종교 중의 하나다.

사람들이 믿고 따르는 신념의 체계는 지역과 환경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지만,
세계의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보편적인 종교체계는 그다지 많지 않다.

인도에서 출발해 동아시아는 물론 전지구상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불교는
정교한 교리체계와 실천체계로 과학의 시대인 오늘날에 오히려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주목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불교란 말의 의미는 어떻게 정의될 수 있는가.

불교는 잘 알고 있는 바와 같이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불(佛)이란 불타(佛陀)의 준말로 붓다(Buddha), 즉 ‘깨달은 이’ 부처님을 가리킨다.

교(敎)란 교리, 교학 등의 의미로 가르침, 가르침의 내용을 의미한다.

불교란 ‘부처님 가르침’이란 의미지만, 다르게 설명되기도 한다.
‘부처가 되는 가르침’이란 뜻도 있다.
이 정의는 부처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따른 정의로, 대승불교의 가르침에서 볼 수 있듯
모든 인간들이 부처가 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다시 말해 부처님을 ‘고유명사’가 아닌 ‘보통명사’로 이해하는 입장에서의 정의다.
결국 불교의 언어적 의미는 ‘부처님 가르침’, ‘부처가 되는 가르침’으로 정의할 수 있다.

삼보에 바탕을 둔 ‘종교문화현상’

인도라는 지역적 한계 뛰어넘어

부처님 가르침 따르는 보편종교

하지만 이러한 언어적 정의는 불교란 말의 의미를 풀이한 것으로,
오늘날 보이는 종교적.문화적 현상으로서 불교를 표현한 것은 아니다.
그리고 ‘부처님의 가르침’이란 정의는 불교의 교학적인 용어인 ‘법(法)’으로 표현되듯,
우리가 불교란 말을 생각할 때는 보다 근원적인 불교적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불교는 기본적으로 부처님의 종교체험에 의거하고,
그 종교체험의 의미를 이해하고 따르려는 사람들에 의한 문화적 현상이다.
근원적 종교체험을 보여준 부처님과 그 종교체험의 구체적인 내용으로서 가르침,
그리고 그러한 가르침을 따르는 사람들이 엮어내는 종교.문화적 사회현상이다.

이것을 달리 말하면 불(佛).법(法).승(僧) 삼보(三寶)며,
종교일반에서 말하는 교주와 교리와 교단을 지칭한다.
이 세 가지는 모든 종교에서 나타나는 공통된 내용으로,
불교 또한 삼보를 근본으로 하고 있음은 말할 것도 없다.
삼보는 불교의 독특하고 특징적인 내용을 나타내는 것으로, 불교의 핵심내용이다.
따라서 이 삼보에 근거해 우리는 불교를 ‘삼보에 의거하는 문화적 현상’ 또는
‘삼보를 바탕으로 하는 종교문화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인류가 지구상에 존속한 이래, 가장 오랫동안 인간의 삶을 체계적으로 설명해
인간의 정신적 내면적 고통을 덜어주고자 한 문화체계가 종교다.
그러나 종교는 발생지역이나 주변 환경에 따라 구성요소상 다양한 차이를 보여준다.
불교라는 종교현상 역시 발생지인 ‘인도’라는 환경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
특히 인도는 불교이외에도 다양한 종교가 생겨났으며,
오늘날에는 힌두교가 대표적인 종교가 돼 있다.

불교는 물론 인도라는 지역을 뛰어넘어 전 세계의 보편종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보편종교라 함은 인간 내면의 보편적 정신체계에 부합된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불교의 어떠한 점이 인간의 보편적인 정신체계에 부합될까. ‘
삼보’라는 근본적 요소를 통해 불교의 보편성을 찾을 수 있다.
세계의 모든 불교문화에서 보이는 공통된 삼보의 내용을 ‘주지삼보(住持三寶)’라 말하듯,
삼보는 불교의 보편성과 체계성을 이해하는 근본적인 요소이자 독자성을 보여주는 말이다.

이태승 / 위덕대 불교문화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