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수 떨어지는 낙엽이 비처럼 흩날리는 날입니다.

떨어져 뒹구는 이파리들이 갈 곳을 몰라 우왕좌왕하며 이리저리 밀려다니는 모습이 꼭 현대를 사는 우리들 모습 같아서

씁쓸한 마음이 듭니다.

세상 풍조에 밀려 이리저리 치이고 상처를 받으며 갈 곳을 몰라 헤매는 모습 말입니다.


  가만히 눈을 감고 있노라니 문득 성경에 나오는 옛 선지자가 떠오릅니다.

아직 미소년 티도 벗지 않은 세 친구,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가

일곱 배나 더 뜨겁게 달군 풀무불 속에 들어가서도 터럭 하나 상하지 않고 온전히 보호를 받은 것과

다니엘이 사자굴 속에 들어가 하룻밤을 배고픈 사자와 함께 보내면서도 먹히지 않고

무사히 나올 수 있었던 일을 다시 그려 봅니다.

누구도 살아나올 수 없을 거라 장담을 하던 상황에서도 당당하게 살아 나온 그들의 뒤에는

늘 하나님의 손길이 함께 하셨음을 기억합니다.

아니, 하나님께서 보호할 수밖에 없도록 늘 주님과 기도로 교통을 하였던 그들의 신실함을 기억합니다.

그리고 끊임없이 그들을 옭아매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던 악한 세력들도 기억합니다.


  생각해 보면 악한 세력은 그 때만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끊임없이 우리를 주의 품 에서 떼어내 풀무불과 사자굴 속에 던져 넣으려는 온갖 모함과 술수를 부리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서든지 우리에게서 평안과 기쁨과 안식을 떼어내려고 사방에 덫을 놓고 올무를 던져둡니다.


  그들은 멀쩡한 사람에게서 느닷없이 건강을 빼앗기도 합니다.

부부간에 보이지 않는 벽을 쌓아 서로 의사소통이 되지 않게 하고,

서로 불신하고 반목하고 미워하다 결국은 가정이 깨지게 합니다.

자녀들은 갈수록 치열한 경쟁의 문을 통과하느라 허덕이면서도 불투명한 앞날에 불안해하게 만듭니다.

사람에 대한 신뢰와 기대는 허물어져 그 누구도 믿을 수 없게 되고,

불확실한 내일에 대한 두려움으로 갈팡질팡하게 합니다.

그래서 결국 마음의 평정을 잃어 끝없이 분노하고 서로를 미워하고 하나님을 원망하게 합니다.


   이 모든 것이 다 그 누구도 비켜갈 수 없게 만든 악한 세력의 촘촘한 덫 때문임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다니엘 선지자와 그 친구들을 통해서 해법을 찾아냅니다.

그들이 말씀을 입으로만 믿지 않고 영혼으로 깊이 믿었다는 것과

어떤 순간에도 흔들리거나 의심하지 않고 전심으로 주를 의지하고 주께 간구했다는 사실 말입니다.

시간을 구별하여 정해 놓고 하나님께 나아가 깊은 영적 교제를 나누었던 다니엘 선지자를 본받아야 한다는 사실 말입니다.


   올해도 온 교회가 다니엘 기도회로 모였고 은혜 중에 무사히 마쳤습니다.

매일 새벽마다 작정을 하고 교회에 모여서 하나님께 부르짖어 간구하였던 시간을 통하여

우리 심령이 사자굴 속에서도 아무런 두려움이 없던 다니엘처럼 평안해지고  

그 어떤 문제에도 굴하지 않는 힘을 얻게 되기를 소원합니다.

당장 원하는 일이 이루어지는 것보다

끝끝내 마음을 지켜 하나님을 의뢰할 수 있는 믿음을 소유하였던 성경 속의 그들처럼 사는 것이

더 큰 응답이요 축복임을 깨닫습니다.


   어느새 바람도 그치고 만추의 저녁노을이 곱게 여물어 갑니다.

이 가을엔 다니엘 선지자를 본받아서 더욱 하나님을 의뢰하는 심령이 되고,

아름답고 성숙한 신앙의 결실을 많이 맺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김 희재 권사 (하늘소리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