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식이야기

신앙생활 40년 가까이, 통털어 5일 금식 한번하고
드문드문 하루 금식 내지 한끼 금식을 한것 밖에는 금식을 안해봤지요.

감리교회를 다닐땐 새해 금식이 좀 형식으로 그쳐서
하루 아니면 하루반 금식으로 새해 맞이를 했었습니다.
그것도 매해 한거는 아니고 맘 내키면 하기도하고 안하기도 했구요.

피닉스에 와서 장로교회로 옮겼더니 꼬박 사흘이나 하네요.
사흘 밥을 굶고 물만 먹고 그 시간에 신약통독을 했어요.
빨리 읽으니까 머리에 들어왔는지 안들어왔는지 모르겠더군요.
딴 생각이 들어왔다 나갔다하는데 그냥 따라 읽었거든요.
그래도 무사히 끝내니까 얼마나 기쁘던지!

참, 무사히는 아니었어요.
사실은 나보다 조금 나이든
은퇴목사님의 사모님이 이틀되던 밤에 경련을 일으켜서 얼마나 무서웠는지 몰라요.
여러번하셨다는데 아무래도 그 나이에는 무리인듯 싶었어요.

그분의 남편되시는 목사님이 70세 되신 목사님인데
저는 그분이 당뇨가 400이나 높다고 하시니까 무사히 하실까 걱정하고 기도했는데
건강하신 사모님이 그러시니 알다 모를 일이었어요.

이리뛰고 저리뛰다가 손 발에 피를 따주고야 정신이 들었는데 그냥 집으로 가서
식사도 하시도록 돌려 보냈습니다.  
어쩌면 하루 더 있다간 목사님이 위험할 것 같으니까
부인을 먼저 힘들게 해서 그치게 만드셨는지도 모르겠다고 생각이 들기도 했지요.
이틀 지나니 완전해 지셔서 아무렇지도 않으시니 얼마나 감사한지!
만일 어떻게 잘못 되셨기라도하면 얼마나 큰일이겠어요?

열 한명이 시작했는데 도중하차는 4명, 그리고 새 식구 5명이 붙어서 재미 있게 읽었어요.
중간중간에 쉬고 물먹고..
어릴떄 아버지에게 책 읽어 드리던 실력을 동원하여 열심히 크게 읽었어요.

사모님을 잃은지 얼마 안되셔서 그런지 목사님은 아주 기운이 없이 읽으시고
힘들어하시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어요.

끝내며 죽을 먹는데 7시에 먹어야 한다고 해서,
5시에 먹자고 어리광을 쳐도 안들어주고 7시 가까이 되니까서야
죽을 먹게 하드만요.
이제 늙어서 어리광 안통한지 오래된걸 깜박했지 뭐예요.
우리 교회 교인 한분이 식당을 하시는데
부인은 해마다 금식하고 통독하시고
그 남편이 잔뜩 끓여다가 우리를 먹이고
한 냄비씩 집에 가지고 가서 내일 먹으라고 싸 주더군요.

금식기도에 무슨 유익이 있냐구요?
많은 유익이 있다하데요.
영적인 이유라면 육체의 정욕을 부인하는 것이지요.
얼마 아니면 죽을 냄새나는 인생임을 깨닫고 겸손해질수 있다고해요.
기도가 더 깊어질수 있구요.

건강상도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래서 잘계획하고 금식하면 왠만한 병은 떼버릴수 있다고..

나는 필요없는 배살도 빠졌음했는데 얼굴만 조금 빠지고는
그냥 그대로랍니다. 은근히 기대했는데 ㅎㅎ..

해로울 수도 있지요. 조심하지 않으면
그까짓 며칠 굶은 것가지고 뭣이나 한것같이 교만해질수도 있고
잘못하면 오히려 병을 얻는 수도  있다고 합니다.
지나치다간 죽는 수까지 있다니 정말 겸손한 맘으로 조심을 다해야한다고합니다.

새해에 새 기도제목들을 가지고 나갔던 사흘금식, 신약통독 때문에
올 한해가 참으로 은혜로운 한해가 될 예감이 든답니다. 할렐루야!
(2007년 1월 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