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 기도에서의 고백
              
                      나는 아무 것도 아닙니다

한치 앞 길도 모르며
큰소리치는
나의 지식은 아무 것도 아닙니다

계획하고 실행하지만
옳은지 그른지도 모르는
나의 정의는 아무 것도 아닙니다

부르짖어 기도해도
세상의 폭풍 속에 움추러드는
나의 헌신은 아무 것도 아닙니다

참음으로 부모님 섬겼지만
다소곳이 “아버님”이라 부르는
친구의 예절 앞에
나의 사랑은 아무 것도 아닙니다

성문에 앉아
사람의 아는 바가 되게
남편의 산업을 돕지 못하는
나의 사명은 아무 것도 아닙니다

하나 밖에 없는 아들
제대로
교감 나눌 줄 모르는
나의 어미됨은 아무 것도 아닙니다

반년의 시간 뒤돌아보면
제대로 곡식 거두어
들이지 못한
나의 부지런함은 아무 것도 아닙니다

거룩하지도 않으면서
착한 척 하고 싶은
모순 덩어리

부득불 자랑할진대
나의 연약함 밖에 없는
나는 아무 것도 아닙니다

오직
실수가 없으신
반석이신
그 분만이
하나님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