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앞에서 문방구를 할 때의 일이다.
4학년쯤 되어 보이는 남자 아이 하나가
매일 아침마다 빵과 군것질을 했다.
처음에는 무심했는데 그 아이가 우리 가게 장난감 중에
가장 비싼 전자총을 훔친 일로 그 아이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가 총을 훔치기 위해 두리번거리며 만지작거릴 때부터
그가 자기 집 대문까지 숨이 차게 뛰어 갈 때까지
나는 그 소년이 나를 보고 놀라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쫓아갔다.

그 소년의 집을 알아 두고
저녁에 과일을 조금 사가지고 그 집을 방문했다.
그의 어머니는 차가운 인상을 주었지만 교양 있고 이지적인 분 이었다.
같은 또래들의 엄마로서 내 아이 네 아이가 아닌
우리의 아이로서 여기기 때문에 방문한 나의 뜻을 고맙게 여기셨다.
이야기 중에 그 아이는 아침마다 라면만 먹겠다고 조른다는 것인데
어머니가 새벽 장사를 나가기 때문에 라면을 못 끓여 주고
그 대신 빵 사먹으라고 돈을 준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물건을 훔친 것은 이번뿐만이 아니고
여러 번 거듭된 일이여서
가장 수치스럽고 고통스럽다고 했다.
그 후 일주일을 아침마다 나는 라면을 끓여
빵 사먹으러 오는 그 아이에게 먹였다.
그는 나와 친해졌고 무척 따랐다.
“주일날 교회에 나오렴.” 하고 전도했다.

주일날 아침 4학년 우리 반에 그가 제일 먼저 왔고
처음인데도 예배 시간동안 떠들지도 않고 의젓했다.
그는 헌금 시간에 고개를 푹 숙이고
하얀 봉투를 나에게 내밀었는데
그 봉투에는 ‘전자총 값’ 이라고 씌어져 있었다.
그 것은 그 소년이 바친 첫 헌금이 되었다.
나는 감격하여
“주님! 어린 생명 하나가 올바른 주님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감사합니다.” 하며 눈물고일 때
“나는 아줌마가 좋아서 교회에 왔어요.” 하며
그 아이가 웃자 아이들이 그 아이에게 손가락질 하며 자지러지게 웃어댄다.

“얘 좀 봐라! 선생님 보고 아줌마래.” 한다.
얼굴 붉히며 계면쩍어 하는 그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래 나는 라면 아줌마야.”

유.초등부 어린이 예배를 끝내고
장년 예배를 드리러 갔다가 나는 또 한번 놀랬다.
그 아이의 엄마가 교회 맨 뒷줄에 와 있지 않은가?
나는 샘솟듯 솟구치는 눈물을 닦을 필요도 없이
“주님! 정말 정말 두 번 감사 합니다.
라면 몇 그릇에 영혼이 둘씩 이라니요.
    




***** 손님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 + 카테고리변경되었습니다 (2006-06-22 19: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