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전 주일이었던거 같다.
형식적으로 주보를 몇장 들고 교회 1층으로 내려갔다. 함께 헌신 하마 하고 합류한 부교역자 시절 함께 했던 지금은 신학을 하고있는 여 집사님(지금은 전도사임)가정 그리고 새로이 개척후 첫 열매로 허락 하신 맛도야지 삼겹살집 여사장님(초신자) 이렇게 네명이 오면 이제 올 사람 다왔지 하고 더이상 누가 올거란 기대도 없이 올라와 버리곤 했다.
그런데 바로 그날 먼저 온 전도사님과 이야기하고 있는데 자그마한 키의 남자분이 커다란 검은 가방을 들고 걸어오는 것이었다. 지하에 내려가는 사람인줄 알고 비켜섰는데 위층으로 올라가려고 하는 것이다. 2층은 교회요 3층은 한 가정이 세들어 살고 있는데...
"저- 어디 가시죠?" "교회 가는데요." 아이고 민망해라. 얼른 따라 올라와서 "성경책 드릴까요?" 했더니 개정판을 쓰는지 몰라서 두가지 성경책을 가지고 왔다며 그 인상적이었던 큰 가방을 여는 것이었다.
에배를 마치고 목양실에서 목사님과 잠시 대화하고 점심식사를 청했더니 흔쾌하게 응하셨다.그분 왈 "저 아까 사모님 땜에 시험들뻔 했어요"
얘기인즉 사람이 오는데 안내 한다고 서서는 자기네끼리 얘기만 하고 서있더라는 말이다.
나는 그날 큰 교훈을 얻었다. 사실 우리교회는 2층만 사용하고 1층은 농특산물대리점 지하에는 불법 도박장(바다이야기 그런게 다 없어졌는줄 알았더니 창고 처럼 위장을 하고 지하로 숨어들어가 간첩 접선하는거처럼 전화하면 한사람 한사람 문을 열어주고 사방에 감시 카메라를 설치해놓고 있음)이 있어 큰 가방을 들고 오길래 오락기 수리하러가는 사람인가 했던 것이다.그 건물에 누가 들어오던지 주님의 맘으로 친절하게 인사했다면 도박장 가던 사람이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교회로 올라오게 되었을지 어찌 알겠는가. 그저 지하에 들락거리는 사람들을 구원 받야야할 한 영혼으로 보지 못하고 한심하게 생각하고 정죄만 했던 것이다.
"주님 용서 하소서 이시대 진정으로 주님의 마음으로 목회하는 자가 되어라 진정으로 내 마음을 품으라 그렇게 간청하시어 이렇게 뒤늦은 나이에 새로이 개척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는데.."
지난 여름 우린 휴가도 없이 전도에 매진 했었다. 저녁엔 기도하고 낮엔 전도하고 우리가 할 수있는 일는 그것밖에 없었다. 주님의 긍휼을 구하며 소망을 품고..올 가을엔 까마귀가 물어다 주는 양식 말고 이땅 토지 소산을 먹게 하소서 이렇게 간구하면서..
그날 왔던 집사님 이름은 최종선 40세 전후로 일산에 살다 7월에 이곳으로 이사 왔는데 아직 일산의 본교회를 잘 섬기고 있는데 그날 부득이한 사정으로 못 가게 되어 우리 옆에 있는 큰 교회에 가려고 나왔는데 며칠 전 현관문에 붙어있던 우리 교회 전도지가 자꾸 생각나서 자기도 모르게 이곳으로 오게 되었다는 것이다. 10여년전 지방에서 개척교회를 섬겼는데 그때가 참 행복했었다고 하며 목사님 사모님도 머지않은 날에 아마 오늘을 추억하게 될거라며 용기를 주시며 10만원짜리 수표 한장을 건내며 꼭 가족끼리 외식하는데 쓰라는 것이었다. 그리곤 교회에 본인이 할 수있는 일이 무었인가 구석 구석 살피고 돌아가셨다. 그후로 최종선 집사님은 퇴근길에 수시로 교회에 들르셨다. 올때마다 빈손으로 오지 않으셨다. 두주 전 토요일 저녁엔 쌀을 한포 메고 오시더니 또 헌금을 10만원 하시고는 앞으로 교회에 쌀 떨어지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하는 것이다. 목사님은 그렇게 개척교회에 애정을 가지고 헌신하는 집사님께 좋은 소식을 전해야겠다는 맘으로 아직 장년 등록 신자는 없지만 하나님이 주일학교학생들을 자꾸 보내주시는것보니 로고스교회를 많이 사랑하시고 축복해주시려는가보다고 말씀 하셨더니 이번에는 주일학교 간식비를 내놓고 가셨다. 어느날은 우리 애들과 먹으라며 피자를 시켜주고 오늘 저녁엔 생삼겹살과 상추 깻잎까지..그분이 들고 온 것은 지면이 모자랄 정도로..
혹시 누 가 될까봐 물건만 놓고 얼른 내빼곤 하시다 피자를 사오신날 잠시 차를 한잔 하고 가시며 그분의 신상에 대해 좀더 깊이 알게 되었다. 직업은 철거작업과 고물상을 일산서 하고 있고 삶에 많은 우여곡절을 겪어 거의 무일푼이었는데 하나님의 은혜로 처가집을 통해 이곳에 빌라를 한채 장만해 이사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하고 많은 교회 중에 왜 우리교회에 필이 꽂혔는지 자기도 모르겠다며 형편은 아닌데 하나님이 강권 하셔서 그때그때 감동 주시는 대로 이것 저것 사온다는 것이다. 그러면 하나님이 히한하게 일거리를 주시고 이모양 저모양으로 채워주신다는 것이다.
궁색한 개척교회 살림에 보탬을 주는 분이 생겨 기분 좋은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를 고아처럼 버려두지 않으시고 때마다 시마다 도우시고 불꽃같은 눈동자로 지키신다는 것이 얼마나 큰 위로인지 모른다.정말 신기하게도 내가 그 전날 생각 한거나 아님 그때 꼭 필요한 것을 하나님은 꼭 찝어 보내주신다는 것이다.
"하나님 최종선 집사님 그 순전한 마음을 받아 주시고 축복해 주세요.그리고 로고스교회가 이제는 천사의 손길을 받는 교회에서 누군가의 천사의 손길이 되어줄 수 있도록 인도해주세요."
한가지 더 전할 소식은 지하에 불법도박장이 있는 것을 모르고 왔는데 우리 기도의 응답으로 악한 무리들이 철수하고 떠나갔다.
요즘 전도가 됩니까?라고 종종 묻는 사람들이 있다. 그럼 나는 "당연하죠. 하나님은 분명 전도의 미련한 방법으로 택한자를 부르신다고 했습니다."그러니 빈집에 전도지 한장 붙이고 온 것이 한 성도의 맘을 감동케 하고 또 한번은 결혼 전 3년이나 절에서 살았다는 철저한 불교신자인 새댁이 길에서 받은 우리교회 전도지를 좋은 내용이 많더라며 식탁 유리 밑에 깔아 놨다는 것이다. 그것이 상식적으로 가능한 일인가. 그건 분명 하나님의 역사요 믿음으로 전도하는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으시고 분명 하나님의 때에 열매맺게 될 것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