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와서 13년을 한국 이민 교회에서 목회를 하다가 나머지 남은 세월은 미국인을 위해
   목회의 도전을 해 보고 싶다는 기도를 하나님이 들어 주셨다. 우리는 한 교회에서 오랜 세월
   미련하리 만큼 온갖 풍파를 맞아가며 이중 문화권의 이민 목회를 감당을 했다.
   그리고 일년 안식년을 보스톤에서 보낸 후에 발령이 난 백인 교회가 벨베디아란 교회였다.
   미리 가보지도 못한 생소한 지역이며 얼굴 색도 다르고 언어 음식 생활 모두가 젼혀 다른 교회를
   우리 부부는 강아지 첼시를 뒷 좌석에 태우고 지도를 찾아 이곳 저곳을 두리번 거려 가며 찾아 갔다.
   교회 마당에 도착을 했을 때는 주일 오후 시간이라 이미 교인들은 모두 집으로 돌아간 후이고 사무실에
   전도사가 사택 키를 전해주려 기다리고 있었다. 한국 교회처럼 새 목사가 부임한다고 들썩 들썩 하지도
   식사를 준비해 주지도 않고 열쇠만 전하고 그냥 또 보자는 인사후에 전도사는 돌아가 버렸다.

   일단 우리 부부는 사택으로 찾아 들어갔다. 텅 빈 공간인 엄청 넓은 사택 내부는 우리들을 더욱 주눅 들게
   만드는 냉정하고 싸늘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었다. 리빙룸에 들어선 순간 서로 아무말도 교환하지 못하고
   침묵하던 우리 부부는 누가 먼저랄것 없이 둘이 손을 꼭 잡은채 간절히 기도를 했다.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하나님께 간절히 부탁하는 기도를 드렸다. 너무나 부족하고 약한 저희들의
   앞으로의 모든 앞날의 길잡이가 되어주시고 지혜를  달라고 눈물로 기도를 드렸다.

   우선은 저녁을 해결해야 하기에 사택을 나서서 식당을 찾아 거리로 나왔다. 그 동네 주변에는 식당도 없었다.
   한참을 달려 내려가니 어거스타라는 동네가 스테이트 경계선을 지나 나타났다.  그곳에 가서야 중국 식당을
   찾아 들어 갈수가 있었다. 음식을 시켜서 입맛도 없고 대충 먹고 돈을 지불하고 나니 포천 쿠키가 영수증과
   함께 따라 나왔다. 평소에는 그냥 두고 나왔는데 남편은 그날 왠일인지 그 과자를 뚝 하고 자르더니 그 속에
   끼어있는 메세지가 들어있는 종이를 꺼내는 것이었다. 헌데 그것을 읽는 남편의 표정이 순식간에 환하게
   웃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나에게 건내준 종이에는 이렇게 씌어 있었다. "걱정하지 말라 하나님이 늘 너와 함께
   동행 하신다"는 메시지가 우리들 마음을 푸근하고 든든하게 바꿔 주는 것이었다.

    그 다음 주일에 교인들을 처음 만나 인사를 나누고 교인 한명 한명 자기들 이름들을 들려 주었는데 몇분간은
    기억이 되는데 몇 시간이 지나고 나면은 머리 속은 다시 백지로 돌아가 있는 것이었다.
    헌데 다행히도 남편은 기억력이 좋아 늘 나는 남편에게  몇번이고 되물어 봐야만 했다.
    한국 교인들 이름은 교인이 많아도 대부분 숙 이나 순 그리고 자 라는 글자가 많이 끼어 있어서 그런대로 됐다.
    헌데 미국교회엘 오니 영 그들의 이름이 얼굴과 맞춰 지지가 않았다. 발음도 중요 하지만 액센트가 영 안된다.
   처음 첫 주는 그들도 내가 불러 주기를 기대도 않은채 자기들 이름을 꼭 내 뇌리에 큰 소리로 악수하며 알려준다.
   헌데 또 그 다음 주에는 내가 불러 주어야 하는데 이게 머리 속은 영 먹통이 되 버리는 것이다.
   교인들과 껴 안거나 악수를 할때 진땀이 등에 흐르고 이름에 온 신경을 쓰니 어색하기 이를데가 없다.
   둘째 주에 고민 고민을 하며 교회를 갔는데 너무나 놀라 웁게도 전 교인이 큼지막한 하얀 종이에 비닐로 튼튼히
   입혀 만든 이름표들을 아기부터 할머니 모두가 초딩생이 되어 달고 앉아 있는것이 아닌가? 너무나 사랑스런
   모습 들이었다. 나는 속으로 왠 기적이 일어났나? 하나님이 나를 위해 이런 구석 까지도 알아서 도와 주시나?
   놀라음에 혼자 감동하고 있으려니까 교인 할머니가 그리하는 사연을 들려 주시는 것이었다.

   우리 전 목사님이 너무 년로 하신 할아버지셨는데 교인들 이름을 외우다 외우다 못 외우시니까, 회의를 하셔서
   교인 모두에게 이름표를 붙여준 것이었다. 너무도 나에게는 고마운 할아버지셨다.
   그덕분에 나는 가슴의 이름표를 보고 이름을 불러가며 대화를 나눌 수가 있었는데 그것도 예배 시간 뿐이었다.
   해서 평소에 이름을 부를려면 외어야 하기에 한가지 아이디어가 떠 올랐다.
   외우기 힘든 이름을 하루종일 첼시에게 불러 주기로 한 것이었다. 영문도 모르는 첼시는 멍하니 무 반응 일수 밖에~~
   그리고 나름대로 한글과 연결도 시켜 보았다. 예를 들면은 헬랜은 헬레레를 연상하고 도리스는 돌았어 라이는 라이어
   벤튼은 벤트(굽히다)  브랜든은 (브랜들)  전자가게 이름으로 기억하고 닷은(점)  루이는 (누이)  앗실리아는(나라이름)
   스캇은 (스카치테입)  그리고 펫은(우유)  엠벌은(엄한벌)  등으로 하나하나 거의 기억을 했는데 문제는 이름을 죄다
   외우고 나니 비슷하게 생긴 사람들끼리 서로 헷갈리는 것이었다. 벨베디아 교인들은 주방장 부터 몸 사이즈가
   장난이 아니라서 얼핏 보면 그 사람이 그 사람처럼 보였다.
   남자  교인중에 브랜든과 스캇이 나이 모습 체중이 너무 흡사해서 늘 혼돈이 되었다. 그들의 뱃 살은 만삭의 임산부
   영락없는 내일 출산 할 산모의 배 모습이었다.
   어느날 내가 복도를 지나가는데 저 쪽 앞에서 거장의 몸집이 느린 걸음으로 걸어 오는 것 이었다. 그를 본 나는 자신있게
   하이! 스캇! 하우 아유? 하며 그 안아지지 않는 배를 껴안고 허그를 했다. 그리고 그날 계속 그를 스캇! 스캇 하고 불렀다.
   이야기도 다정하게 많이 나눴다. 그리고 헤어져 집에 돌아 오면서 남편에게 스캇하고의 만남을 들려 주었다.
   헌데 남편이 나에게 ~~스캇이 오늘 왔어?~~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자신있게 그럼 나하고 한참 얘기 했는걸!
   그말을 들은 남편이 의아해 하면서 그거 브랜든 아니었어? 하는것이었다.
   나는 그때서야 아차 하고 내가 하루종일 다른 이름을 불러 대고 브랜든은 또 그걸 들으며 조용히 있었다니?
   너무나 민망한 일이었다 .나는 혼자 말로 어쩌지? 했더니 옆의 남편이 듣고는 괜찮아!  어찌 그 많은 교인 이름을
   한번에 외울 수가 있겠어? 하며 등을 토닥토닥 해 주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