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글을 쓰든 강연을 하든 무엇을 하든

나는 그것을 '잘'하려는 마음이 없다.

'잘한다'라는 말을 듣고 싶지도 않다.

그런 말을 들으면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야

아직 벗지 못한 허물이겠지만,
마찬가지로 '못한다'는 말을 들을 때

화살보다 빠르게 자신을 변호하는 버릇도

아직 버리지 못했지만,
남들의 잘한다 못한다 소리에 웃고 우는 것이 얼마나
못난 짓인지 이제 웬만큼 알고 있다.

아아, 얼마나 오랜 세월 나는

그 '잘한다'는 말 한마디 들으려고

터무니없는 억지를 부려왔던가?

어떤 사람이 무엇을 보고 '잘한다' 또는 '좋다'라는 말을 했다면
그것은 그가 그 순간 기분이 좋았다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방금 아들을 잃은 어머니한테는

어떤 소식도 희소식일 수 없다.

세상이 좋거나 나쁜 것이 아니라

그것을 보는 인간의 감정의 상태가 좋거나 나쁜 것이다.
그리고 인간의 감정이란 얼마나 변덕스러운 것인가.

참으로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변덕스러운 사람의 감정에
자신을 맞추려 애쓰지 않는다.

남한테 인정받겠다는 마음조차도

그에게는 없기 때문이다.

- 이현주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