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걸을 때나 움직일 때 관절에서 우두둑, 뚝 소리가 나더니 급기야 통증이 왔습니다.
병원에 가서 엑스레이를 찍으니 무릎엔 퇴행성 관절이 진행 중이고 허리 디스크 주변연골엔 염증이 생겨서 통증이 왔다는 것입니다.
  당장 수술을 해야 하는 디스크도 아니고 점점 나빠지기는 해도, 생명에 지장을 주는 질병도 아니기에 다행스럽게 생각하였는데 앉았다가 일어설 때나 특히, 쌀쌀한 새벽기도 시간에 의자에 앉아 있을 때 허리와 다리에 통증이 심하여 3주정도 치료를 받게 되었습니다.
  정형외과에는 간혹 팔이나 다리를 다친 학생들도 있지만 대부분 할머니들이 물리치료를 받으러 다니고 있는데 이 분들의 병명이 거의 ‘퇴행성.....’입니다[할아버지들은 거의 없고 환자들이 주로 할머니들인데 아무래도 여성들이 체질이 약한데 살기는 남성보다 오래 사니까  그런 것 같습니다[벧전3:7]
   사람이 나이가 들고 인생의 경륜이 쌓이면 더 성숙하고 너그러워져야 하는데 오히려 어린아이같이 유치한 생각과 철없는 행동을 하는 것을 심리학에서는 ‘퇴행’이라고 합니다.
힘든 현실을 잊고 부담없는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에서 정신적 퇴행이 시작된다면 유한한 육체는 기능이 떨어지면서 퇴행적 증상을 보이며 늙어가다가 종래에는 아기처럼 남의 시중을 받으며 누워 지내다 죽음에 이르게 되는 것이  땅에서의 삶인 것 같습니다.
피톤치드가 대량 방출되는 심산유곡에서 도를 닦고, 가족도 소유도 없이 자유인으로서  맑은 차만우려  마시던 법정스님도 그리 많지 않은 나이에 폐암으로 죽는 것을 보면 사람은 다 죽을 운명입니다. 최근, 우리 장년층이 젊었던 시대에 쟁쟁했던 사람들이 아주 초췌한 모습으로 뉴스의 한 순간을 차지하다가 사라져가는 모습을 보면서[전두환, 김종필, 노태우등..] 정말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는 서서히 죽어가고[퇴행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죽는 순간까지도 욕심을 버리지 못하여  평생 인색하게 아등바등 살다가 남에게 시원하게 밥 대접 한 번 못하고, 자식에게도 존경 받지 못하면서 세상을 원망하고 남들을 험담하다가  냉소와 무관심, 체념 속에 죽어 가는 믿음 없는 사람들의 모습이 허무하고  불쌍합니다.
  몸은 퇴행해도 마음만은 낡아지지 않고 새로워져야겠다는 결심을 합니다.
이런저런 트집이나 잡는 까탈스런 늙은이가 아닌 젊은이의 치기와 고민을 이해하고 품어주는 성숙하고 따뜻한 어른으로 늙어가는 것이 우리 장년들에게 꼭 필요한 기도제목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낙심하지 아니하노니 겉사람은 후패하나 우리의 속은 날로 새롭도다
   우리의 잠시 받는 환난의 경한 것이 지극히 크고 영원한 영광의 중한 것을 우리에게 이 루게 함이니 우리의 돌아보는 것은 보이는 것이 아니요 보이지 않는 것이니 보이는 것은   잠간이요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함이니라. 만일 땅에 있는 우리의 장막집이 무너지면 하 나님께서 지으신 집 곧 손으로 지은 것이 아니요 하늘에 있는 영원한 집이 우리에게 있는 줄 아노니 .....곧 이것을 우리에게 이루게 하시고 보증으로 성령을 우리에게 주신 이 는 하나님이시니라[고후4;16-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