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우리 캘거리 성당에 한 신부님이 방문을 하셨다.
많은 신부님들이 여름철이면 휴가나 방문 차 이 곳을 다녀가시는데 외방선교회 소속으로 오신 최신부님을 대하자 문득 지난 시간들이 떠올랐다.

나는 고등학교 때 안나라는 세례명으로 영세를 받았다.
그 때 세례를 주셨고 후에 혼인성사까지 집전해 주셨던 분이 메리놀회 방지거 신부님이시다.
지금은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한인교포들을 사목하고 계시는데 평화신문에 나온 신부님의 칠순잔치 소식을 듣고 전화를 드렸더니 우리 가족 모두의 안부를 물으시며 무척 반가워하셨다.

신부님과는  회합시간에 함께 성경토론을 하곤 하였는데  간식으로 가끔 과일을 나누곤 하였다. 우리들 대부분은 사과를 대충 먹고 버리기 일 수였는데 신부님께서는 거의 씨만 남기고 다 드시곤 하셨다.
로만 칼라의 정장양복을 얼마나 오래 입으셨던지 반들반들 윤이 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청빈과 절제의 생활을 몸소 보여주신 것이다.

외국에서 파견되어 오신 신부님들을 뵐 때마다 늘 존경하는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은  방지거 신부님에 대한 그리움이 마음 한 쪽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이민을 오기 전 우리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외방선교회 후원회에 가입하여 매달 회비도 보내고 한달에 한 번 씩 답동성당에 가서 후원회미사도 참석하곤 하였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정확히 모르지만 서서히 관심이 멀어지다가  이렇게 이민을 오게되자  외방선교회라는 이름조차 아스라히 멀어지게 되었는데...

외방선교회 신부님을 이 곳에서 뵙게 된 것이다.
우리는 레지오 회합 시간에 신부님을 초청해서 훈화말씀을 듣고 그래도 아쉬움이 남아 회원 집에 모여 다과를 나누며 신부님의 말씀을 들었다.

첫 시간에는 이민온 사람들의 신앙생활에 대하여, 그리고 두번 째는 사석이니 만큼 신부님의 가족사와 과거 사회 경험에 대하여 들었는데  우리는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삼매경에 빠져 말씀을 들었다.

기회가 되는대로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이다.
* 관리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5-05-19 1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