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이 넘은 큰 아들이 장가 갈 척을 안하는것 같아
몸이 달은 나!
날마다 언제 장가갈것이냐고 채근하는
엄마가 귀챦은지
어느날 색시감이 있다는 말에 귀가 번쩍했습니다.

"엄마 목소리 고운 여자는 별로 얼굴이 안이쁜거 알지?"
KBS공채로 들어간 며느리감은
현재 원주 KBS 에서 음악프로를 진행하고 있는 아가씨라는군요.

그때부터 걱정반 기대반으로
며느리감 상면할 날을 기다렸습니다.
전철에서 마주앉은 아가씨가 밉게 생겼거나
tv 화면에 곱게 생기지 않은 모습의 아가씨를 보면서
행여 나의 며느리는 저 정도의 모습은 아니겠지하며.....

설레임과 걱정으로 처음 본 며느리감
다소 긴장하여 떠는것 같았지만
우리 남편과 나는 좋은 점수를 주었습니다.
물론 외모도 맘에 들었지만
교양있어 보이는 매너와 곱고 차분한 목소리가
한 몫 더했다고 볼수있죠.

그리하여 나는 며느리를 기쁜 마음으로 맞게되었는데
우리 며느리 집안이 아주 열심한 불교신자여서
결혼식 때 천주교 식으로 성당에서 올리는데
마찰이 있을까봐 걱정 했지만
사둔댁의 협조로 무리 없이 잘 치루었습니다.

벌써 4년도 전의 일이네요.
나는 행여 며느리에게 부담 줄까봐
한번도 성당에 나가라고 말 한적이 없습니다.
우리집에도 종교의 자유는 보장 되어야 된다구
나름대루 민주주의 실천을 하고 있었는데
지난 14일 아들 생일이라
우리 식구모두가 아들네집으로 생일 축하하러 갔었습니다.

정성껏 준비한 사브사브요리와 월남쌈으로
모두 즐겁게 식사후 케익도 자르구
포도주도 나누고 생일 축하가 무르익어 가고있는데
"어머니이~~ 저 요즘 성당 나가요.
예비자 교리반에 등록하고 일요일 마다 오빠랑 성당나가고 있어요"
귀가 번쩍!!
이렇게 반가울수가!!
항상 예쁘고 맘에 드는 며느리지만
그날 따라 왜 그리 며느리가 더 이쁘던지요.

나의 수고로움 하나도 없이
우리 착한 며느리는 카토릭 신자로 입문하게 되었답니다.
어제 며느리 한테 메일이 왔습니다.
<어머니 묵주반지 사주세요. 어머니기 해주신 묵주반지로 기도하고 싶어요.>
얼마나 고마운 부탁인지요...
해주고 말고요 10개라도 100개라도 해주어야지요.

요즘 나는 며느리 때문에
하루하루가 더욱 감사하답니다.
가을 하늘처럼 높고 넓은 사랑을 며느리에게 주고싶은
마음 뿐이랍니다.

* 관리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5-05-19 1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