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종교난에 들어와봅니다.
그동안 나름대로 자아성찰의 기간이였습니다.
건달같은 신앙생활로
누구에게 내놓고 들려줄만한 이야기도 삶의 체험도 없기에
보고 느낌이 와 닿는 글이나
해외에 나가 살고있는동문들에게
이곳 인천교구에서 발행되는 주보의 글을 올리면
고향을 본듯한 즐거움을 갖지 않을까 해서
몇번 퍼다 옮긴 글들이
부담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우리 신앙인들이
교회안에서 얻는 희열과 감사의 은총과 더불어
때론 이웃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와 글들이
우리마음에 절절히 와 닿으면서
잔잔한 감동의 파문을 일으키는것도
하느님 은총이라 생각합니다.

신앙이 일천한 제가
행여 누가 되지않는다면
다시 이곳 저곳에서 감동받은 글을 옮겨볼까합니다.
이글은 제고 게시판에서 읽고 퍼온글입니다.

어느 작은 마을에 사는 난장이 광대가 있었습니다.
마음씨 착하고 신앙심도 깊고 항상 쾌활하게 살며
사람들을 즐겁게 해 주었습니다.
사람들은 그를 아무 근심걱정없이 사는 이로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에게도 남들이 모르는 그늘이 있었습니다.

마을 시장터에서 어릿광대놀이를 하면
사람들이 모자에 넣어 주는 푼돈으로 근근이 살아가는 가난한 형편이었지만
돈이 없어서 자신이 불행하다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는 난장이였습니다.

그러나 주일 날 교회에 가면
주변사람들이 헌금을 하고 물건을 가져오기도 하고
주일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제가끔 기여를 하는 것을 볼 때마다 그는 부럽기만 했고
너무 볼품없고 초라하고 가난한 자신이 원망스러울 따름이었습니다.

"아, 나는 정말 드릴 것이 아무 것도 없네"
하는 생각에 풀이 죽어 돌아오곤 했습니다.

어느 날, 마을이 모두 잠든 한 밤중,
난장이는 보퉁이를 끼고 교회로 들어섭니다.
아무도 없는 성당으로 들어선 그가 성모마리아상 앞에서 풀어 놓은 보퉁이에는
어릿광대 의복과 기구가 들어있었습니다.
정성 들여 광대분장을 하고 옷을 갈아입은 그는
마리아상 앞에서 춤을 추기 시작합니다.
춤을 춘 난장이는 피에로놀이를 하고
다시 기구를 꺼내어 재주를 부립니다.
땀을 흘리며 춤을 추고 재주를 부리고 나즈막히 노래를 부르면서
그는 성모상을 바라봅니다.

'마리아님, 미안해요.
내가 가진 거라곤 이것 뿐이에요.
이거라도 받아 주세요.
그래도 사람들은 이걸 보고 즐거워 한답니다.'

난장이를 내려다 보시는 성모마리아상은 흐뭇하게 웃고 계시는 듯 했습니다.

이글을 읽으며
나도 하느님 앞에선 광대가 아닐까 생각해보았습니다.
펼쳐 보일것 없고 내놀것 없이
단지 하느님 알고 믿고 지낸다는것 으로
이곳에서 글 퍼올리는 재주(?) 하나로
하느님께 재롱부리는...... 광대~~


* 관리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5-05-19 1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