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격존중과 행복> 묵상 19


청하면 주시는 지혜

(야고 1,5)


삶의 여정에서 만나게 되는 크고 작은 어려움들은 때론 시련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돌아보면 모든 것이 다 필요한 일이었고 모든 것이 다 은총의 순간들이었음을 감히 고백하게 된다. 기다림의 시간도 침묵의 시간도 필요할 때가 있다. 때가 되면 그 기다림과 침묵의 시간들이 열매를 맺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렵게 느껴지고 힘이 들더라도 그것들을 “다시없는 기쁨으로”(야고 1,2) 여길 수 있다면 그렇게 참기 어려운 일도 아닐 것이다. 그런 어려움을 겪도록 허락하시는 분께서 그것을 견딜 수 있는 힘도 주실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인내가 “완전한 효력을 내도록”(야고 1,4) 오롯한 마음으로 그분께 청하면 “모든 면에서 모자람 없이 완전하고 온전한 사람”(야고 1,4)이 되도록 이끌어 주실 것이라는 확신이 생긴다.

하느님은 누구에게나 “너그럽게 베푸시고 나무라지 않으시는 분”(야고 1,5)이시므로 우리가 청하면 다 발들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지식을 초월한 천상의 ‘지혜’를 청하기만 하면 주신다고 하였다(야고 1,5). 그러나 의심을 품는 사람은 아무 것도 받을 수 없다. 그런 사람은 두 마음을 품은 사람이므로 어떠한 길을 걷든 안정을 찾지 못한다고 오늘 독서에서 야고보 사도는 말씀하고 있다(야고 1,8). “하느님이냐 맘몬이냐?”에서 우리는 하느님만을 모시는 오롯한 마음으로 살겠다고 고백한 사람들이다. 두 마음이 아닌 한 마음을 지니며 사는 사람은 마음이 깨끗한 사람이다.


설립자께서도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씀하신다. “신앙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다른 게 아니다. 우리의 삶과 죽음 그리고 모든 일에 절대적인 권리를 가지신 무한하신 하느님께서 나에 대한 모든 것을 보아주시고 생각해 주시며 나를 사랑하신다는 것을 알아듣게 하는 데 있다. 이런 눈으로 본다면 오늘 내가 겪고 있는 일들을 하느님께서 다 만드신 것은 물론 아니지만, 내가 만든 것도 있고 자연법에 의해서 당하는 것도 있는데, 이러한 일을 당하게 하는 그 자체만은 그래도 하느님 사랑의 안배임을 믿게 된다”(새감, 36). 또 “나를 사랑하시는 하느님께서는 나의 행복과 이로움을 위해 오늘 나의 일을 안배하신다. 그것이 내 마음에 들든지 그렇지 않든지 간에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것이 참다운 희생이고 지혜이다. 무슨 일을 당하든지 오늘 다 이해하지 못했더라도 마음의 준비를 잘 하여 이러한 참다운 지혜를 따라 사는 사람”(새감, 47)이 되라고 하신다.

이렇게 살려면, 평범한 일 안에서 비범한 일을 발견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것은 하느님의 사랑에 대한 깊은 신뢰에서 시작된다. 하느님은 우리의 아버지이시고 우리는 그분의 사랑받는 자녀임을 확신할 때 삶의 목적이 뚜렷해지고 겪게 되는 크고 작은 모든 일들을 긍정적으로, 보다 생산적으로 해석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지혜로운 사람이 될 것이다. 이러한 지혜를 청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