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속에 있다 보면 자신이 세상의 중심인 것처럼 생각하기 쉬운데,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눈을 돌려 나보다 더 아픈 사람, 더 울어야 할 사람을 찾고,

스스로 위로자가 될 수 없을까 생각한다면, 더 행복할 수 있습니다.”

 암 투병 중인 시인 이해인(65) 수녀가 신간 시집 ‘희망은 깨어있네’를 냈다.

 2008년 여름 종양 제거 수술을 받은 후 요즘도 하루 열두 알의 약을 먹으며 암과 싸우는 수녀님은

부산 광안리 근처 성베네딕토 수녀원에서 머물며 틈틈이 시를 쓰는 평온한 일상을 보낸다고 전했다.

 투병생활 속에 병상에서 쓴 시를 묶어 펴낸 이번 책에는

암 진단 이후의 좌절감이나 항암치료의 고통보다는 의연함과 희망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이해인 수녀는 ‘고통의 학교에서 수련을 받고 부르는 희망’이란 제목의 책 머리말을 통해

“앞으로 나에게 어떤 일이 생길지 알 수 없으나 우선은 최선을 다해 투병하고

나머지는 하늘에 맡기는 심정으로 작은 희망을 잃지 않으려 합니다”라고 적었다.

 그는 “스스로 시간이 많지 않다고 생각하게 되니까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더 소중하게 일상과 사물을 바라보게 됩니다.

그래서 감동과 행복, 희망의 지수는 더 높아졌습니다.

비싼 수업료를 지불하고 ‘고통의 학교’에 다닌 셈”이라고 말했다.

 수녀님이 ‘고통의 학교’에서 배운 값비싼 교훈 가운데 하나는 자신의 아픔을 객관화하라는 것.

 이해인 수녀는

“아픔을 겪으면 점점 자기 속으로 들어가고 싶어지는데

좀 더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 한다”며

“나보다 아프고 힘든 사람들을 떠올리며 객관화하는 노력을 하다 보면

감사할 게 너무 많다는 것,

그리고 타인의 아픔에 대해 내가 너무 무심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교도소를 방문해도 좋고, 몸이 아픈 이들을 만나도 좋다.

나보다 어려운 이웃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고 밝혔다.

 시에도 아픔에 대한 의연함이 드러난다.

 ‘아플 때 아프다고 신음도 하고

슬프면 눈물도 많이 흘리는 게 좋다고

벗들이 나에게 말해주지만

진정 소리 내는 것이 좋은 것인가

나는 나의 아픔과 슬픔에게 넌지시 물어보았지

그들은 내게 딱 부러지게 대답은 안 했지만

침묵을 좋아하는 눈빛이기에

나는 그냥

가만히 있기로 했지

끝내 참기로 했지.’(병상일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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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녀님의 고통과 슬픔에 눈물 납니다

제 어머니가 근래

늙고 아파지시더니

당신 몸의 변화에 온통 집중해 그 용감하시고 지혜로우시던 분이

평상심과 감사를 잃어가시는 변화를 지켜보며

안타까움이 있었는데....

오늘,

암과 투병중에 몸소 희망과 감동을 일깨워 주시는

수녀님의 의연함을 읽으며

말기암의 고통중에도 고결함을 지킬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되어 기쁩니다.

 

평생 기도로 수련하시는 고귀하신 영혼들께

존경과 사랑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