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8월  16일은

한국  교회의  124위  순교자(윤지충외  123위)들이 

복자의  반열에  오르는  경사로운  날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몸소  이땅에서  집전하시는  시복식은

우리  신자들뿐만  아니라  많은  국민에게  잊히지  않을  모습으로  남을  것입니다.

시복미사에  참여하고자  전국에서  수많은  교우들이 

새벽부터  모여들어  번거로운  입장절차도  감수하며

여러시간을  기도하며  기다립니다.


이렇게  많은이가  땀과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  것은

역사적  순간을  함께한다는  감격  때문만이  아닙니다.

시복식은  인간적  영광을  나누는  자리가  아니라

순교자들의  삶을  되새기고  그분들의 순교  정신을  일상에서  실천하겠다는

다짐의  자리라는  것을  느끼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복식의  기쁨과  감격  속에서도

국가적  지원과  온  국민의  주목을  받으며

거창하게  준비한  시복식이  '일회적 행사'로  끝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사실  시복식의  의미와  가치는  이후에  그리스도인들이  보이는

신앙생활에서  드러날  것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시복식에  함께하는  열정  이상의  노력으로  순교자들에  대한

이중적  태도를  바꾸어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입으로는  순교자들을  공경하고  칭송하지만

그분들의  삶에  무관심하기  십상입니다.

순교자들은  오늘의  우리  그리스도인에게

'살아있는  상징' 입니다.


프랑스의  위대한  현대  철학자  폴 리쾨르는 

"상징은  사유를  불러일으킨다" 라는  유명한  명제를  남겼습니다.

이  말에  비추어보면,  순교자들은  우리에게  도전하고,

우리를  깊이  고뇌하게  합니다.

그분들은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려고  합니다.


따라서  시복식은  순교자들을  화려하게  '박제' 하는  자리가  아니라

그분들과의  생생한  만남의  시작이어야  합니다.


시대의  고민을  안고  순교자들과  만나

그분들의  삶을  모범으로  삼고,  때로는

사회의  부조리와  '싸워  이기고자'  하는  것이

진정한  순교자  현양일  것입니다.


주님께서  한국  교회에  주신  크나큰 

은총의  시복식을  맞아

이러한  생각이  가슴속  깊이  새겨집니다.

       

     

        2014년   8월  16일  매일미사  ----오늘의  묵상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