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람들은...
자기의 마음이 참 부처인 줄을 모르고,
자신의 밝은 성품이
참다운 진리인 줄을 모른다.

진리를 구하려 하면서도
높은 성인들만이 얻는 줄로 여기고,
부처를 찾으면서도
자신의 마음을 살피지 않고,
먼 곳에서만 구하려 한다.

마음 밖에 부처가 있고,
성품 밖에 진리가 있다고 말한다면
그 사람은
아무리 오랜 세월동안
부처님 전에 몸을 불사르고,
팔을 태워 공양하고,
뼈를 부수어 골수를 내
피로 먹을 삼아 경전을 쓰고,
하루에 한끼만 먹고 눕지도 않고,
항상 선정을 닦고,
모든 경전을 다 읽고,
온갖 고행을 닦는다 할지라도,
그것은 모래를 삶아
밥을 짓는 것과 같아서
고생만 할 뿐
아무런 이익이 없는 어리석은 일이다.

오직 이 마음이 부처인 줄 알면
구하지 않아도
저절로 얻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길,
"일체 중생들은 모두 부처님의
지혜와 덕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모든 중생들의 허망한 생각까지도
모두 부처님의
원만히 깨달은 마음에서 나왔다"

마음의 성품은 깨끗하여
번뇌망상에 물들지 않아
본래부터 스스로 원만히 성취된 것이니
오직 망령된 생각만 버리면
곧 그대로가 부처인 것이다.

     보조국사 지눌스님의 [수심결]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