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중매 =



눈트는 새 순이 시새워
쉬임없이 내려와
신의 축복을 끌어 안고
햇살 아래 녹아내리는 눈이

두려움에
숨죽이고 고름 푸는 여린 꽃잎을
파르르 떠는 입술로 감싸주며

놀란 꽃술 떨어질가
흘러내린 눈물이
꽃잎등에 업힌 눈꽃속에
숨바꼭질하듯 숨는다

봄을 앞세워 달려 온 바람
떠는 매화 감싸며
헛기침으로 쌓인 눈 털어 주고

채 녹지 못한 눈 속에서
꽃한송이
새초롬히 미소 짓는다


                        글 : 한효순
                    사진 : 뫼샘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