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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평생에 이리도 눈부신 아침이 있었던가 !

 

어제 숙면한 탓에 가쁜해서인가?.. 아니면 오늘 일에 흥분을 ?

이렇게 오늘 하루종일 좋은 날씨가 되게 해주세요 ..


로렌스대신 한 남자가 여자의 집 앞에 서 있다가 차문을 열어주며 설명한다.

"교수님은 오늘 운전을 안 하십니다. 모두 큰 차로 다 같이 이동 할 거에요,우선 실내촬영하고 오후에는 야외촬영할 겁니다 ?


데리러 온 차로 첫 번째 사진촬영지에 도착하였다전날 들렀던 뵈센도르퍼 피아노 매장이다.

 

입구 앞에는 미니버스형 차가 있었다.그 앞에 있던 어제 만났던 기획자 토마스가 여자를 보자 환하게 웃으며 닥아온다.

? 잘 잤어요? 오늘 좀 피곤 할텐데요.. 요 차 안으로 들어 갈까요...“

 

왜 차 안으로의아하게 생각이 들었지만 따라 들어갔다.

 

! 마이 갓!

 

차 안은 마치 극장 분장실마냥 거울과 헤어드라이 등 모든 게 갖추어 있는 것이다.

 

"제이드? 반가워요. 오늘 분장 담당자 베로니카에요."

"예...."

"우리 꼬마 아가씨는 요기 앉아요.,제이드는 요기 거울 앞에 앉고요.."


그녀가 하라는 데로 거울 앞에 앉는다거울 속에 눈이 휘둥그레진 딸애가 보인다여자는 눈을 찡긋해준다.

"은지야,놀랬어? 엄마가 여기서 화장해야 하나 봐 호호"

"엄마! 이런 것 첨 구경하네 .. 재밌다. 히히"

"제이드,어깨의 긴장을 풀고 여기 머리대에 기대어요.."

 

일단 여자는 눈을 감고 베로니카가 하는 데로 맡긴다그녀가 치과병원의자 같은 것을 뒤에서 누르니 반 침대처럼 누워진다.


얼마동안 이것저것 여자의 얼굴에 발렀다 지웠다 하더니,

"제이드, 당신 그것 알아요여자가 앉아서 보이는 얼굴보다 누운 얼굴이 더 예쁘면 남자에게 더 많이 사랑 받는다고요.... 당신이 그러네요ㅎㅎ"

 

크크 별 소리를 다 하네..여자가 대답대신 웃기시작하자..


"어,지금 웃으면 안 돼요.. 눈썹처리 중이거든요.." 좀 있더니 눈을 뜨라면서 손거울을 건네준다.

 

어머나! 그녀는 전혀 다른 얼굴을 보면서 놀란다.

 

"와우! 베로니카! 당신은 요술사인가 봐요."

"맘에 들어요? 그럼 이제 일어나서 저기 앞 거울을 보아요"

 

안경을 벗은 채라 선명하게 안 보인다여자가 안경을 찾는다.

 

"아, 오늘은 안경 없이 지내야 되어요.아주 안 보여요?"

"그런 것은 아니지만 안경 안 쓰면 어색해서요.그리고 연주회 때에도 안경 쓸거니까 평소대로 안경쓸게요."

"잠깐만이요토마스와 의논해 보고요.. 그 사람이 우리의 켑튼이니까요" 라고 말하더니 바깥으로 나간다.

켑튼참으로 재미있는 표현이네. 

 

"엄마! 울엄마 정말 예쁘다. 나도 화장하고 싶네"

"정말 예뻐? 엄마는 어색하다. 입이 무거운 것 같애.. 뺀히를 두껍게 발렀나 봐. 호호."

 

조금 있다 토마스와 베로니카가 들어온다.

토마스는 그의 특유한 손움직음을 지으며,


"와우!! 제이드! 아름다워요. 당신의 눈을 오늘 다 보여 주어요.안경을 쓰면 눈을 가리잖아요... 연주회까지는 시간이 넉넉하니까 콘텍트렌즈를 마련하고요"

?..................“

 

아니, 도대체 이 사람이 정말 대장이야아주 일사분란하네.

 

"그래도 안경 없이 행동하려면 부자연스러워서요."

"허허허, 그것은 걱정 안 해도 되어요.. 사진 작가가 알아서 다 잘 찍으니까요알았죠? 그럼, 머리 미용 시작합니다."

 

말을 마치자 그는 나간다.


"제이드, 걱정 말아요. 토마스는 오스트리아 최고의 기획자이라 경험이 많은 사람이에요그럼 헤어디자이너를 들여 보낼게요."

 

베로니카가 한 남자를 데리고 들어온다.

"제이드, 에릭이에요. 그럼, 둘이서 잘 해 보아요. 에릭! 의상은 저기 있으니까 참고해서 해요."

"의상 어제 벌써 보았어요."

 

탸햐! 척척척 ! 손발들이 맞네그려!

 

베로니카가 나가자 에릭은 제이드를 거울 쪽으로 향하게 하고 거울 속 그녀를 한동안 뚜렷이 쳐다본다.

"제이드, 좀 황당스럽지요? 첨에는 모두 그래요.그런데, 결국은 모두가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쇼우라고 생각하면 간단해요

 

!쇼우철학자를 만났네!

 

"우선 머리를 늘어 놓을까요 ... 묶을까요?"

"당신 마음대로 해요.. 나는 오늘 그냥 하라는 데로 할 작정이에요 ㅎㅎ"

"기분 상한 것은 아니죠?"

"어제부터 일어나는 일들이 너무 예상 밖의 일들이라 아직 감이 잘 안 잡혀요,그러나 로렌스교수에 대한 신뢰감으로 불안하지는 않네요 ㅎㅎ"

"바로 그거에요. 평안한 모습이 제일 아름다운 거에요.당신에게는 그런 면이 돋보여요... 안정스럽고 여유가 보이네요."

 

탸햐! 이 아저씨는 머리를 만지며 사람을 안도시키는 재주가 있네 ..

 

"제이드 먼저 녹색옷을 입어봐요.. 그다음 좀 더 손 보아 줄께요."

 

분장실 거울 뒷부분에 탈의실이 있다. 그곳에 들어가 옷을 갈아입으며 벽거울을 본다.

 

어머머! 어쩜 이리도 잘 어울릴꼬...이미 구두도 어제 신었던 것으로 준비되어 있다주도면밀한 후버트! 탱큐!아니...  당케 쉔!

 

옷을 갈아입고 나온다에릭이 닥아와 숄을 챙겨주며 뒷머리의 한 부분을 앞으로 넘겨준다.


"제이드, 머리에 너무 신경쓰지 않아도 돼요제가 일부러 자연스럽게 했으니까 어떤 각도로 보아도 어울릴 거에요.대신 고개를 아래로 하지 말고 얼굴의 균형선을 눈보다 위인 각도로 되도록 해보세요.

로렌스 교수가 제이드보다 키가 크니까 어차피 위로 보게 되겠지만그래도 혼자 찍을 때도 그런 포즈를 해요.. 당당하게 ..알았죠?"

 

아저씨. 피아노 칠 때도요? ㅎㅎ 속으로만 생각하고 말은 안 한다.그가 말하는 것을 보니 보통 경험이 많은 것 같지가 않다.

 

"제이드, 흑백 의상 입을 때 다시 손 보아 줄게요. 자, 나가지요.."

 

여자가 차 밖으로 나오니 모두들 기다리고 있다가 박수를 친다.

 

"와와와! 부라보!!!"

 

연주복을 입은 로렌스가 가까히 다가온다햇빛의 역광으로 비치는 그의 연한 갈색머리가  눈부시게 빛난다.

 

"제이드, 당신 정말 아름다워요모든 게 잘 어울리네요. 자, 들어 갑시다우리 은지 공주 돌 봐줄 사람이 안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깜짝 선물로 준비했어요. 하하하!“

 

여자와 딸애가 안으로 들어간다어제 보았던 피아노 매장은 촬영기구로 분주하다.


촬영기구 1.jpg

 

한쪽의자에 앉아 있던 현수가 그녀를 보더니 일어서며,

"언니!, 이런 일이 있으면 직접 연락하지... 어제 저녁 교수님께서 부탁해서 나왔잖아.."

평소의 수다스러운 목소리가 아닌 착 가라앉은 소리로 말한다.

 

"어! 이모! 와, 신난다. 이모도 사진찍어?"

"아니,, 이모가 은지랑 놀려고 온 것이야."

"정말... 와! 신난다... 오늘"

"은지야, 잠깐 .." 딸애를 의자에 앉혀 놓고 현수와 얘기를 한다.

"현수야. 나도 어제부터 일어난 일이라 정신이 멍멍해하여튼 네가 은지를 보아 준다니 정말 다행이구나그제 전화했을 때 아픈것 같던데.. 이제는 괜찮아진 거니?"

 

"언니! 정말 섭섭다. 어제부터 일어난 일이라고그런데, 이렇게 일들이 크게 벌어지고 있는 거야?"

"현수야, 뭐가 섭섭해. 내가 뭘 어쨌다고 그러니..지금 설명하기 그러니까 좀 있다 얘기 하자. 그럼, 은지 잘 부탁해.

 

두 사람의 얘기 마치기를 기다리는 눈빛의 로렌스 교수를 보자 서둘러 얘기를 마친다.

 

"현수!, 그럼 은지와  지내다가 한 두시간 쯤에 와주어요."

"예, 교수님."

"은지야, 가자!" 여자에게 눈빛도 안 주고 은지의 손을 붙들며 나가려고 한다.

 

아니? 쟈가 뭣 때문에 삐딱한 거지여자는 현수의 행동에 기분이 상한다.


"이모! 나 여기서 엄마 사진 찍는 것 보고 싶어.. 그럼 안돼?"

"니네 엄마한테 물어보고..."

 

딸애의 얘기를 들은 여자는 로렌스 교수에게 물어본다.

 

"아무래도 여기는 장비들과 전깃줄이 여기저기 있어서 혹시라도 잘 못 하다가 다치면 안 되니 나가서 지나다 오도록 해요"

"예알겠어요."

 

여자가 딸애에게 와서 사정얘기를 해준다.

 

"그럼, 엄마 나중에 다른 데는 같이 가는 것이지?"

"그래 거기는 숲이 있는 곳이라 여기 실내랑 다르니까.. 미안해.. 은지야현수 이모랑 잘 놀다 와 .. 알았지?“

"응, 알았어, 엄마  안녕!"

아무 이의 없이 돌아서서 현수와 나가려는데커다란 비디오 기구를 들고 들어오는 사람이 있다.

 

"어머! 아저씨, 어제 만났었는데...“ 딸애가 말하며 머리 인사를 한다.

"오! 은지 프린세스! 할로!"

방송국 로고가 붙은 비디오 기구를 든 그 남자도 은지에게 반갑게 인사를 한다.

 

둘이 모습을 보던 현수는 몸을 휙 뒤돌아 여자를 향해,

"언니, 이래도 시치미 떼는 거야? 이렇게 텔레비죤방송국에 은지와 로렌스 교수님을 방영까지 시켜놓고서는..."

 

뭐라고 ! 방영을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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