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개인에서 문명인으로/신금재


온 식구가 각자의 전화기를 들고다닌다.

팔십을 바라보는 시어머니도 들고다니는데 유일하게 나 혼자만 핸드폰, 여기서는 쎌폰이라고 부르는 전화기가 없다.

집에서 일하니 굳이 따로 전화기가 필요하지않지만 어쩌다 외출이라도 하면 아쉽기는 하였다.


가끔 한밤중에 남편의 쎌폰에서 카톡, 카톡하며 울리는 소리가 잠을 깨운다.

어휴, 저 물건이 편리하기도하지만 저렇게 사람을 귀찮게하네. 하는 생각이 들기도하였다.


한편 다른 걱정은 조금이라도 자투리 시간이 나면 안되는 글이지만 그래도 써보려고하는데 혹시 저 물건이 글쓰는 시간을 방해하지않을까 하는 염려가 되기도하였다.

참으로 오랜 시간 스마트론 하나없는 미개인으로 버텨내기하면서 지내왔다.


그런데 지난 주 성당 기도모임 시간에 한 자매가 이제 우리 팀은 모든 연락 사항을 스마트폰 카톡으로 전달합니다. 스마트폰이 없는 분에게는 전화로 따로 알려드리겠지만 조만간 장만하시는 편이 어떠신지요. 하는 것이 아닌가.

그뿐만이 아니었다.

다른 모임에서도 카톡으로 연락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며칠 후 인터넷을 보다가 잡담에 대한 글을 읽게되었다.

잡담은 전략이다, 잡담의 능력 등

그동안 내가 생각해오던 단순한 잡담이 의외로 긍정적인 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2014년 5월 8일

나의 인생에 커다란 변화가 왔다.

그동안 카톡, 하고 나는 이상한 소리가 나의 친구가 되었고 쓸데없는 잡담의 시간이 정신건강에 한몫을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

그리고 그동안 아니 아직 쎌폰이 없어? 하며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보던 사람들에게 이제 나도 문명인의 대열에 합류하게 되었다고 조용히 말하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