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고국을 떠나 

오스트리아 비인에 

처음으로 도착한 날부터 이십오년이 되는 날이다.

이십오년이란 기간은 백년의 반의 반이 되는  세월인 것이다.


살아가면서 여러 기념이 되는 날이 있었다.

이십년 되는  해에는 친지들과 저녁을 같이하고 기념을 했었다.

그러나 오늘은 그냥 지나 갈 것이다.

저녁에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딸애와 낮에라도 만나 둘이 오붓이 지낼까도 생각했는데,

감기에 들어  콜록거리니 그것도 안되겠다.


다음 주는 어머니 주일이다.

겸사 겸사 그날로 하자고 딸과 친구가 말하는데,

아차!그것도 안된다.그날도 일이 있다고 얘기하니..


아니? 왜 그 날도 일을 하냐고 힐책비슷하게 친구가 말한다.

깜박 했네 그려.. 어머니 주일을...


이십오년이나 이 나라에 살면서도 

아직까지 이런 절기일을 놓친다니... 

얼마나 더 살아야 내 나라, 내 풍습처럼 저절로 내몸에 젖을까?


며칠전 부터 떠오르는 이십오년전 그 때가 

올해에는 웬지 유다르다.


그 날 밤 항공을  나르고 있던 순간을 떠오르며 

어젯밤에는 쉽게 잠이 안 왔다.


새벽에 눈이 뜨자 여명에 다시금 

그 날 새벽 비행기 안에서 보았던 여명이 선명하게 떠오르는 것이다.


스위스 츄리히를 경유해 한낮, 비인공항에 도착했었다.


지금 다섯시 반이 지나고 있다 

오늘 하루종일 그 날 그 때를 다시금 가늠 하면서 보낼 것이다.


감사하다.

우리 모녀가  그동안 이만큼 잘 살아왔슴이.


앞으로는 꼭,

5월7일  '비인 입성일'과  5월 둘째 주 '어머니주일'에는 

일을 안하는 날로 수첩 5월 달력에 기입해야 겠다.



2014년 5월 7일 동트는 새벽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