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랑
별망울 / 김옥인
늦은 쌀쌀한 저녁
어깨를 움치리고
찬 손을 부비면서
겨울이 언제 지나나 뇌이며
거리를 총총 걷는데
모퉁이 가로등 빛에 눈이 부셔
가는 샛눈으로 하늘을 올려본다
공중에 달려있는 나무 가지엔
벌써 꽃망울이 다닥다닥
저 높은 하늘의 별 보다 아주 가까히
무리진 별망울들이 되어 반짝이며 달려있네
이미 봄은 바로 내 곁에
빈센트/신금재
빈센트 반 고흐의 삶과 예술세계를 추모하여 돈 맥클린이라는 가수가 만들었다고 하는 노래 빈센트를 들었다.
누군가 고흐의 미술 작품만으로 영상을 만들어 올렸는데 starry starry night이라는 부제가 붙어있고
한글 자막이 나와서 음악만 듣는 것보다 이해가 더 잘되었다.
Starry, Starry night 반짝 반짝 별이 빛나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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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int your palette blue and gray 파랑색과 회색으로 팔레트를 칠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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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ok out on a summer's day 어느 여름 낮, 밖을 내다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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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ith eyes that know the darkness in my soul 내 영혼의 어둠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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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hadows on the hills 언덕위의 그림자를 아는 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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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etch the trees and the daffodils 나무와 수선화을 스케치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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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ch the breeze and the winter chills 산들바람과 겨울의 싸늘함을 색깔에 담아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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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 colors on the snowy linen land 눈처럼 하얀 리넨천에
-동생 테오
그런 동생이 있을까.
형만한 아우 없다는데 동생 테오는 형 고흐가 죽을 때까지 돌보아주었다.
능력있는 그림중개상이었던 테오는 형 고흐에게 고갱을 소개시켜주었고 고갱의 그림에 매료된 고흐는 사재를 털어 그의 그림 세 점을 샀다.
그리고 고흐가 머물던 프랑스 남부 지방 아를에 있는 엘로우 하우스에 고갱을 초대하였다.
일방적인 러브콜로.
보이는대로 그림을 그려야한다는 철학을 가진 고흐와 그림에는 보이는 것 외에 화가의 상상력이 들어가야한다는 생각을 가진 고갱.
이 두사람의 동거는 두달 만에 고흐가 귀를 자르면서 막을 내리고말았다.
고갱이 떠나갈까봐 전전긍긍하던 고흐를 고갱은 그림 속 등장인물들을 이용하여 경멸하였다.
가족처럼 지내던 지누부인을 술집여자로, 아버지처럼 존경하던 우체부 조셉 룰랭을 매춘부와 어울리는 파렴치한으로.
화가 고흐의 삶을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에 잠겨본다.
글을 쓰는 우리도 고흐같은 자세와 고갱같은 모습으로 대비되어지곤한다.
처음에 나도 글을 쓸 때 기자가 현장보고하는 것처럼 나의 상상이나 느낌을 전혀 배제한 채 글을 쓰곤하였다.
이민온 지 얼마 안되어 교민신문에 데이케어 일기라는 글을 연재하였는데 로키에 봄이 오면이라는 자작수필집을 내면서 지난간 원고들을 들추어보고 얼마나 창피하던지 얼굴이 붉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고갱의 그림처럼 작가의 상상력을 넣어 글을 쓰기 시작한 지 얼마되지않았다.
특히 시의 소재가 되는 것에 메타포-은유-를 걸어 노래하는 것은 쓰는 이에게나 독자에게 상상의 기쁨을 줄 수 있다.
수필에서는 상상력을 넣어 쓴다는 것에 이해가 잘 되지않았었다.
수필은 우리 일상의 이야기를 잔잔한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간다고 생각하였는데 어느 부분에서는 작가의 상상력을 넣어 소설처럼 클라이맥스를 넣어준다는 것에 감동이 일어난 적이 있었다.
고흐와 고갱의 두 달 동안의 동거를 보면서 인생을 배운다.
동거라는 것은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요구로는 결코 이루어질수 없다는 것.
고흐는 거의 집착에 가까운 존경을 고갱에게 보내지만 상대방 고갱의 다른 생각--그림중개상이었던 테오의 어쩔수 없는 부탁으로--을 바꿀 수는 없었다.
가정이나 단체나 같은 목표를 바라보면서 함께 가는 동행의 길이다.
빈센트 노래를 들으면서 불우한 한 생애를 살다간 고흐를 생각한다.
살아생전 오직 한 점의 작품이 팔렸던, 그래서 그림을 그려서 생계가 해결되기를 간절히 바랐던 고흐.
그의 예언대로 죽은 후 그의 그림은 상상을 초월하는 가격에 거래되고있다.
별이 빛나는 밤에 빈센트 반 고흐는 청자빛 푸른 눈으로 우리를 내려다보며 웃고있을까.
Vincent van Gogh said,
"An artist need not be a clergyman or a churchwarden,
but he certainly must have a warm heart for his fellow men."
예술가가 성직자나 목사가 될 필요는 없지만,
그를 따르는 사람들을 위한 따뜻한 마음을 가져야만 한다.(빈센트 반 고흐)
언젠가 옥인 선배님이 올려주신 노래를 듣다가 참 좋다는 생각에
노래를 들으며 빈센트 반 고흐 이야기를 써보았어요
언제 들어도 우리 가슴에 따스하게 다가오네요
감사드리며---
동인지준비하면서 바쁜데도 들러주고
이렇게 뜻깊은 글을 올려주어 고마워요.
이 음악은 제가 작년 삼월에도 올렸던 음악이에요.
그때 봄을 어렵게 타며 산책하다가 어두어진 다뉴브강가에서
강건너 불빛을 바라보며 이 음악을 이어폰 꽂고 들었었지요.
지금도 그때의 느낌이 생생해요.불빛이 바로 별빛처럼 느껴지며 맘이 환해지던 순간...
그 즈음 내면의 용틀음을 다져가며 ' 봄의 당신' 시를 적었었거던요.
올 봄은 작년보다 힘들지 않게 잘 견디고 있어요.
'별망울'을 발견하던 날 ,
기쁘게 봄을 가슴으로 담아서 그런가 보아요.
계절마다 반복하여 듣는 음악이 있는데 이번에도 즐겨 듣고 있어요.
1945년 태어난 맥클린이 우리보다 연장이지만
한국의 통기타 음악인들과 같은 세대인지라 친숙해서 그런 거 같애요.
금재후배!
글을 써가면서 새로운 변화의 시도도 중요하지만
진솔한 자기만의 개성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되어요.
금재후배는 그런 면에서 이미 자리잡은 것이니 걱정 안 해도 되지 않을까요.
저의 개인의견으로는 너무 기교적으로 클라이맥스를 유도하는 글은 역겨울 때가 있어요.
고호와 고갱을 비교하면서 예술을 심도깊게 생각하는 자세에 동감합니다.
제가 올렸던 음악으로부터 글의 소재를 찾아 쓴 글이라니 기쁩니다.
건강하고 또 보아요
글을 쓴다고는 하지만 예술에 젭병인 제가-----
옥인 선배님 덕분에 음악도 듣도 노래도 배우고 하면서
감사한 마음 전합니다
언젠가 올려준 스타리 스타리 나잇은 듣기를 수천번 하다가 고흐라는 화가에 대하여 알고싶어하다가 고갱까지 가게된 거지요
정말로 반한 사람은 동생 테오
어디 그런 동생 있을까요
찬정이가 쓴글대로 동생 테오는 고흐에게는 그야말로 ---지주목--이엇지요
고흐를 공부하면서 압생트---라는 술에 대하여도 알게 되엇어요
아는만큼 보인다고 그전에는 안보이는 것들이 알게되면서 보이네요
모든 것이 세상사가 다 그렇겠지요
언니 안녕하세요?
며칠 전에 좀 쉬면서 여기저기 들여다 보고 있다는 글을 읽었어요.
아! 이때 인사해야지 했는데 벌써 또 며칠이 지났네요.
지리산 천왕봉에서 언니 등단 축하하는 마음 보냈어요.
힘든 시간 속에서 여러 얼굴이 생각났어요.
기쁜 마음으로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거 행복한 일이에요.
단정하게 자신의 시간과 관계를 이어나가는 모습
저에게 힘이 되어요.
위에 적힌 시...... 참 좋네요.
금재씨
이번 겨울 방학에 금재씨 책을 꼼꼼히 천천히 다시 읽었어요.
한 편 한 편 진실하고 소박한 금재씨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는 글로 엮어진
참으로 아름다운 책이에요.
지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정말 담담하고 정직한 마음으로 수채화처럼 써 나간 책이라고 느꼈어요.
가끔 가슴이 뭉클하고 그래서 한동안 가슴에 안기도 하고 그랬죠.
외국에서의 생활
가끔 참 외롭죠?
가족에 대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강한 금재씨 같은 분은
더 그럴 것 같아요.
그런 마음이 만져질 듯 느껴져 마음이 아릿아릿 아팠어요.
좋은 글 계속 기대할게요.
열심히 읽을게요.
모두 감사합니다.
?옥규 선배님 삼월이 밝았네요 월요일 아침 생각지않던 눈이 내려 마음이 심란한데 옥규 선배님의 정성어린 글 읽으니 가슴으로 따스함이 전해져옵니다 캘거리문인협회에서는 4동인지를 준비하고있어요 편집 절차가 만만치않네요 옥규 선배님 올 한해도 건안하시기를 바라며---
반가운 옥규후배!
지리산에서 글을 들고 있는 모습을 보며 감동을 받았어요.
그리고 외조하는 부군님을 생각했어요.
산으로 떠난 아내를 생각하며 얼마나 걱정을 했었을까.. 하고요.
어느 때보다 뜻깊고 중요한 순간,
그곳에서 생각나는 사람 중에 내가 들어 있었다니 정말 기뻐요.
나도 글을 올릴 때마다 옥규후배가 읽을 것이라고 생각하지요.
시가 좋다고 하니 안도의 숨을 쉽니다.ㅎ
'별망울'은
땅의 꽃들이 확 피기전에 꽃망울들을 만들며 준비하듯이
하늘의 꽃인 별들도 아주 환하게 빛나기 전에
망울지듯 단말의 순간이 있을 거라는 느낌의 표현이에요.
가로등 빛에 비치는 꽃망울이 얼마나 생명력을 뿜으며 다가오던지
별처럼 보이는 체험을 적어본 것이기도 하고요.
'별망울'은 내가 만든 단어이죠? ( 이래도 되는지..)
신학기가 되어 바쁘겠지만 항상 건강 챙기기를 바래요.
Don McLean - Vincent (Starry Starry N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