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향 / 김동률 



소리 없는 그대의 노래

귀를 막아도 은은해질 때

남모르게 삭혀온 눈물 다 게워내고 허기진 맘 채우려

불러보는 그대 이름



향기 없는 그대의 숨결

숨을 막아도 만연해질 때

하루하루 쌓아온 미련 다 털어내고 휑한 가슴 달래려

헤아리는 그대 얼굴



그 언젠가 해묵은 상처 다 아물어도

검게 그을린 내 맘에 그대의 눈물로

새싹이 푸르게 돋아나

그대의 숨결로 나무를 이루면

그때라도 내 사랑 받아주오. 날 안아주오. 단 하루라도

살아가게 해주오.



사랑하오 헐어붙은 말 이내 메아리로 또 잦아들어 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