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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 벌루가(Baby Beluga)/신금재


데이케어에 오는 썸머가 오늘 아침 베이비 벌루가 모양의 단추가 달린 자켓을 입고 왔다.

먼저 온 아이들이 달려들어 베이비 벌루가네, 하며 만져보면서 노래부르기를 시작하였다.


Baby  Beluga in the deep blue sea

Swim so wild and you swim so free

Heaven above and the sea below

And a little white whale on the go

Baby Beluga oh baby Beluga

Is the water warm?

Is your mama home?


한참 노래를 부르던 이안이 얼마 전에 한국에서 가져온 크레파스를 찾더니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캐나다산 크레용은 너무 딱딱하여 아이들이 잘 사용하지않더니 한국에서 가져온 크레파스는 부드럽고 색감이 좋아서인지 그림그리는 시간이 많이 늘어났다.


요즈음 이안의 어머니는 임신하여 점점 배가 불러지고 있고 퇴근하여 온 모습을 보면 피곤한 기색이얼굴에 나타나는데 하루종일 일하며 그리워한 아들을 품에 안아주며 행복한 미소를 짓곤한다.

내년에 태어날 동생도 남자아이라고 하는데 일년간의 육아 휴가를 마치고 일터로 다시 돌아가는 후년에도 아기를 부탁한다고 하였다.


하긴 이안도 엄마가 육아휴가를 마치고 직장으로 돌아가던 삼 년 전, 간신히 테이블을 잡고 설 수 있을 무렵 왔으니까.  

이안이 앉아서 커다란 몸집의 엄마 돌고래를 그리더니 그 안에 작은 아기 돌고래-베이비 벌루가-를 그리고 있다.

이안, 누구를 그리니 하고 묻자 아기 돌고래요 하더니 아기 돌고래는 엄마 뱃 속에 있어요, 한다.

그러더니 아기 돌고래 벌루가는 하얀 색이지요, 하며 흰색 크레파스로 문질러 칠하였다.


늘 배부른 엄마를 보더니, 녀석 참.


베이비 벌루가는 나에게도 추억이 어린 노래-너서리 라임(Nursery Rhyme--전래동요이다.

이민오던 첫 해 다운타운에서 근무할 때 데이케어 아이들에게 이 노래를 틀어주면 낮잠을 잘 자곤하였다.

그 멜로디가 온화하고 따스하여 아이들과 함께 즐겨듣곤 하였는데 오늘 아침 썸머가 입고온 자켓 덕분에 하루종일 우리는 베이비 벌루가가 사는 바다나라에 푹 빠져 지낼 것이다.


베이비 벌루가 고마운 친구야,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