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보기...(4.오인숙)


뒷모습이 쓸쓸한 사람아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자

손 내밀면 악수할 수 있는 거리에서
이름 없는 능 앞 홍살문 기둥이 되어

네 눈동자 속에는 냉이꽃 같은 내가
있는 듯 없는 듯 들어가 살고

내 눈동자 속에는 작은 한 사람
네가 들어와 살게 하고 싶다

한 때는 상처이고 아픔이던 성장기
조개 속 흑진주로 자라게 하여

반은 눈물이고 반은 환희의 미소이던
아쉽고 그리운 날을

세월의 조각칼로 세공하고
추억으로 윤기나게 닦아

티끌 한 점 없는 맑은 눈으로
부끄러움 없이 마주 바라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