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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별/신금재


막내아우 포대기 둘러업고

엄마 젖 먹이러 가는 길

배꼽산 아래 오동배기 마을 들판

누런 보리 이삭 패었다


배고파 칭얼대던 동생

등에서 조용하더니

갑자기 숨넘어간다


조그마한 아기 손으로

보리 이삭 뜯어먹고

날카로운 가시 목에 걸렸다


막내는 젖은 등에서 캑캑

내 이마엔 식은땀 송글송글 


서해안 송도 매립지 공사장

쌓아놓은 거푸집 미끄럼틀 타다가

일 마치고 돌아오는 엄마 손잡고

보리밭 사이로 터덜터덜 걸어오면


미소짓는 보리별 하나

누런 보리 익어가는 들판 하늘

삼남내 등 뒤로 따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