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의 시간.. /파두(FADO)를 들으며  


이불을 걷으며  일어나 침대를 떠난다.

벌써 며칠 째인가 목이 잠기어 아무 소리도 못하고 지내지만 나름대로 즐기기도 한다. 

나의 소리가 배재된 세상. 문자로 오가는 소식만해도 충분하다.


거실로 나와 음반을 고른다 . 휴가지에서 들으며 다녔던 마리자의 CD를 틀어 놓고 서성거린다.

오스스하다. 아! 약을 먹어야지..부엌으로 가서 약먹기 전에 식사를 대충 챙긴다.

냉장고에 붙여진 여행지 마그네트를 언뜻 보며 일주일 전까지 지내던 휴가지가 떠오른다. 


비행기로 두시간의 공간이동이면 도달하는 그 곳,

그런데 지금 왜 이렇게 멀리 느껴지는 것일까?

죽음이 오히려 더 가깝게 느껴지는 것은 눈을 감으면 보이는 것들.. 

그것은 1초도 걸리지 않는 상념의 이동이기 때문이다.


두문불출하며 혼자서  지내는 동안 

상념은 더 멀리 떨어진 세상 여기 저기를 배회했다.  

더우기나 수십여년전과 하늘의 사람들까지 떠오르며..


나는 절대적으로 이런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아프기 시작한 것이리다.

그러나 내일은 의사를 찾을 것이다.

너무 오랫동안 성대를 방치했다가 정말 큰일 날까 싶어진다.

벙어리가 될까 봐? 겁장이 ..ㅎ


마리자의 호소적인 목소리가 온 집안을 진동한다.


포르투갈 파두음악을 사랑한 사람이 그리웁다.

그곳에서  한낮에는 

빛나는 태양아래  맨발로 모래밭을 거닐고 

저녁모색이 보랏빛에 잠기는 시간에는 

파두를 들으며 연붉고 달콤한 포르토 와인을 마시었지.

그리하면 노른함이 차오며 모든 속박에서 풀어나던 순간들...

이런 다음에 무작정 솟아나던 그리움의 충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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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전 포르투갈  Porto Santo섬의 아름다운 금빛 모래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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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두를 부르는 마리자가 11월에 비엔나에 온다.

그녀를 만나면 내 마음이 어찌?


아! 찻물이 끓기 시작하네.

어! 음악이 끊나가네..

무얼 먼저 해야지?



2015년 9일 13일 늦은 아침에